주가 부진 속에서 올 들어 경기회복세를 견인하던 소비심리가 4개월만에 하락세로 반전, 경기 전선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내수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 둔화와 고유가 부담, 세계경제 불안 등 각종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 연내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A3면 통계청은 10일 '4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서 앞으로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101.3으로 전월의 102.2보다 0.9포인트 떨어져 4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특히 월소득 400만원 이상인 중산층 이상의 기대지수가 106.9로 전달(111.0)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하락, 고소득층의 경기회복 심리가 가장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소비심리 위축을 반영, 철강 화학 자동차 등 주요 원자재와 내구소비재 내수가 갈수록 뒷걸음질치고 있고, 골프장들도 내장객이 줄어드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 로얄CC는 올 들어 전년 대비 15% 가량 내장객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골프 성수기인 요즘에도 주말 부킹을 채우지 못하고 있고, 주중의 경우는 더욱 내장객이 없어 단체팀을 찾기 위한 할인 등 판촉활동에 나섰다. 경기도 여주의 캐슬파인GC는 요즘 오전 5시30분부터 라운드가 가능하지만 평일 이른 시간에는 내장객이 거의 없어 티오프 시간을 6시30분으로 늦췄다. 내수 회복의 대표적 바로미터인 자동차 판매는 더욱 부진하다.현대?기아?GM대우?쌍용?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 4월 내수 판매실적은 9만2476대로 작년 같은 기간(9만9125대)에 비해 6.7% 줄었다.올 들어 4월까지 내수 누적 판매대수도 전년동기보다 6.0% 감소했다. 부동산 투기 억제책이 잇달아 발동되면서 철강재 판매도 급속히 둔화, 철강협회가 집계한 지난 3월 철강제품 재고는 모두 204만4000t으로 전년동기보다 36.2% 늘어났다.특히 건자재용 형강,철근,강관 제품의 경우 재고가 각각 27만5000t,40만6000t,24만2000t으로 전년동기보다 15.1%, 209.9%, 51.5%씩 증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연초 경기 기대심리가 실물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한 가운데 북핵 고유가 등 외부 악재까지 잇따르면서 경기 조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경기순응적인 정책 운영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차병석·한은구·김홍열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