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중문 표기를 '서우얼(首?)'로 바꾼 지 4개월이 지났는데도 중국에서는 여전히 옛 표기인 '한청(漢城)'이 더 자주 눈에 띈다. 얼마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갔다온 중국 주재원 오씨는 실제 '서우얼' 표기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베이징 수두 국제공항에서 인천행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기 위해 탑승구로 들어서자 인천의 영문명 위에 큼지막하게 '목적지 한청'이라고 한자를 쓴 표지가 한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베이징으로 돌아와 짐을 찾을 때 역시 '한청'이라는 한자가 적힌 피켓이 서 있었다는 것이 오씨의 설명이다. 중국 항공사인 국제항공을 이용해 한국에 다녀온 주재원 김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기내에서 여러차례 안내 방송을 했지만,한청이라는 말만 사용했을 뿐 서우얼은 없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가장 많이 접하는 창구인 중국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한때 서우얼을 쓰기도 했지만,지금은 한청을 '애용'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신문사도 똑같다. 신화통신의 보도를 그대로 싣는 중국 신문매체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들의 변화가 중요하다. 신화통신과 중국 외교부 사이트에 개설된 한국 소개란에서도 여전히 한국의 수도는 한청으로 돼있다. 물론 서우얼 전파가 쉬운 일은 아니다. 중국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서우얼을 쓴다고 했을 때 "이름을 바꾼다고 우리의 속국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라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단시일내에 서우얼 정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그렇지만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도 할 수 없다. 먼저 중국 관광객들의 입을 빌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중국으로 돌아간 관광객들은 한국을 알리는'입'이 되게 마련이다. 최근 중국 노동절 연휴를 이용해 중국인들의 한국관광이 러시를 이뤘다고 하는데,서울시가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궁금하다. 중국에서도 중국어만 가능했던 상표등록을 완화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의 적극적인 서우얼 홍보가 아쉽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