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개의 슈퍼마켓을 보유 중인 해태유통이 이달 말 매각될 예정이어서 업계의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매각 주간 업무를 맡고 있는 삼일회계법인은 법정관리 중인 해태유통에 대해 오는 16일까지 예비실사 신청을 받아 실사를 거친 뒤 26일 입찰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가 빠르면 30일께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현재 실사를 신청한 곳은 다섯 군데로 알려졌다. 해태유통의 해태슈퍼 매각 결과가 관심을 끄는 것은 할인점의 과당경쟁으로 내년부터 슈퍼슈퍼마켓(SSM) 시장의 각축전이 본격화하면서 32개 해태유통 점포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업계의 선두주자인 GS수퍼가 해태유통을 인수할 경우 현재 87개인 점포 수가 1백19개로 늘어나면서 42개인 롯데슈퍼와의 격차를 두 배 이상으로 벌릴 수 있다. 반면 롯데슈퍼가 해태유통을 인수하면 선두인 GS수퍼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후발주자인 홈플러스(18개)나 현대백화점(2개)이 해태유통을 인수할 경우 SSM 시장도 할인점 시장처럼 '춘추전국'의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매각작업을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예비실사 신청을 낸 업체가 대형 업체 한 곳을 포함,총 다섯 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태슈퍼의 32곳 중 14개 지하 매장은 다소 매력이 떨어지지만 200∼600평 규모의 지상 매장 18곳 가운데는 경쟁력을 갖춘 점포들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