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는 이른바 `풍선효과'라는 것이 있다. 풍부한 유동자금과 저금리로 말미암아 한 곳에 규제가 집중되면(누르면) 다른 곳으로 돈이 몰리는(부풀어오르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수도권 대부분이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이자 주상복합아파트로 수요가 몰려 시티파크 열풍을 불러왔고 이에따라 주상복합아파트도 전매를 금지시키자 오피스텔로 투기자금이 집중됐던 작년의 상황이 대표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 재건축단지를 겨냥한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이 진행되면서 이같은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재건축에 대한 집중적 규제로 타깃에서 벗어난 강남 일반아파트나 양천구 목동, 성남시 분당구 등 인기 주거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역들은 가격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약세장이 형성되는 등 풍선효과 조짐이 거의 감지되지 않고 있다. 목동 송학공인 관계자는 "올 들어 목동 대부분 단지의 대형평형이 20% 정도 가격이 올랐지만 3월 이후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면서 "재건축 규제를 호재라기 보다는 악재로 여기는 분위기가 더 많다"고 말했다. 분당 장미마을 부원공인 관계자도 "여전히 호가는 높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에는 너무 올랐다는 생각에 거래가 올스톱됐다"면서 "강남을 규제하면 여기도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고 밝혔다. 강남 일반아파트나 분양권에 수요가 몰리는 조짐도 아직까지는 없다. 대치동 미래공인 관계자는 "국세청에서 투기 단속을 진행해서인지 매수세가 딱 끊겼다"면서 "렉슬아파트 등 대형단지들이 재건축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하는데 매수자가 엄두를 못 낼 만큼 값이 올라서인지 전혀 거래는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한 주 간 재건축아파트를 제외한 일반아파트값은 0.19% 올라 전주(0.28%)보다 상승률이 줄었다. 강남구(0.37%→0.26%), 서초구(0.56%→0.54%), 강동구(0.23%→0.05%), 송파구(0.62%→0.67%) 등 강남권도 전주에 비해 상승률이 둔화되는 추세다. 분당 집값도 4월 초까지는 주간 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두 주간은 각각 0.76% 상승에 그쳐 재건축 규제 반사이익을 누리는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를 반사이익 예상지역들도 올 들어 강남 못지않게 가격이 뛴 데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대책들로 투기 수요가 기웃거릴 여지가 상당히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앞으로 수년간은 성수기에는 가격이 조금 올랐다가 비수기에는 꺾이는 지루한 사이클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각종 규제로 풍선효과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들어 관망세가 짙은 것일 뿐 이사철이 되면 시장이 풍선효과에 따라 움직일 수도 있다고 일각에서는 경고하고 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현재 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은 정부 규제와 함께 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강남 새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이사철이 오면 규제가 많은 재건축 대신 강남의 일반아파트나 분양권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