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 열도는 캐논 배우기 열풍에 휩싸여 있다. 어느 기업이건 캐논의 경영전략을 배우려는 '벤쿄카이(勉强會?연구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고 서점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출간되는 캐논 관련 서적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다. 각 언론은 '전자왕국 일본'의 미래는 소니가 아니라 일본식 경영을 고수해온 캐논이 이끌고 갈 것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면 왜 캐논인가. 지난 3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00여개 일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수기업' 평가에서 캐논은 도요타 다케다약품 소니 등 쟁쟁한 회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캐논은 '가이젠(개선)'으로 대표되는 도요타와는 또 다른 성공 모델이라는 게 선정 이유다. 캐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5.7%.일본 전자메이커들이 대부분 1~3%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투하자본수익률(ROIC)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7.9%와 16.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도요타와 비교해도 매출 규모만 작을 뿐 모든 경영지표가 도요타를 앞선다. 캐논은 매년 3000건이 넘는 특허를 취득하는 세계 최고의 기술 기업이자 '셀(cell)방식'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생산방식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벤치마킹의 대상이기도 하다. 캐논은 특히 종신고용제로 대표되는 '일본식 경영'에 성과주의를 접목,일본 기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사장(70)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은 일본식으로 하는 게 가장 좋은 경영방식"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자신의 문화와 전통에 맞는 경영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