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CD(액정표시장치) TV 부문의 세계 최강자 일본 샤프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LCD TV 시장은 지난해부터 가격인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시장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는 세계 전자메이커들의 최대 격전지.삼성전자는 이곳에 자사의 디자인·브랜드파워 화질개선칩 등 ‘소프트’ 분야의 모든 화력을 집중시켜 오는 2007년에는 반드시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은 8일 "올해 전세계 시장에서 총 300만대의 LCD TV를 판매해 세계 1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판매실적(80만대 상당)의 3.7배가 넘는 규모이며 세계시장 점유율 기준으론 20%를 넘어서게 될 수준이다.


세계 LCD TV 시장은 샤프가 30%대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소니 삼성전자 필립스 등이 10%대 안팎의 비율로 멀찌감치 추격해온 양상이었다.


샤프의 점유율은 후발 업체들의 추격으로 지난해 4분기에 25%선까지 주저앉았지만 2,3위권인 소니와 삼성전자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최 사장은 "TV업계의 경쟁 판도가 디스플레이에서 회로로 옮겨가고 있다"며 "화질과 색상,음질이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며 디자인과 브랜드 파워가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 화질과 색상 구현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4세대 DNIe 엔진'을 발표하고 디지털TV 전제품에 이 엔진을 적용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화질개선 칩이 탑재될 예정이다.


최 사장은 향후 신제품 개발 전략에 대해 "지난달 밀라노 디자인회의에서 도출된 방안에 따라 사용자의 편의를 극대화하면서 삼성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연출할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 최근 미국 델컴퓨터가 150만원짜리 초저가 LCD TV를 시판한 것과 관련, "어차피 보급형 제품은 나오게 마련"이라며 "가격이 판매 확대를 위한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요즘 고객들은 소프트웨어 디자인 브랜드 등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이어 "전반적으로 LCD TV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조 원가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서 "삼성과 소니의 합작사인 S-LCD의 본격 가동으로 대형 패널을 확보하기 용이해진 데다 전체 TV시장의 무게중심도 디지털TV 쪽으로 급격하게 쏠리고 있어 목표 달성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