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침침…초점 흐릿…벌써 老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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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부품을 만드는 한 중소업체의 이모 부장(41)은 최근 결재서류를 살필 때면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해야 한다.
눈의 초점이 흐려지면서 서류의 글자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
"벌써?"하는 생각에 잠시 짬을 내 회사 근처의 안과를 찾은 이씨는 의사로부터 노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한창 나이에 노안이라니….’
이씨는 그날 하루종일 일손을 잡지 못했다.
40대가 되면 이씨와 같이 어느덧 노안이 찾아와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실감하곤 한다.
눈은 노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 인체기관이기 때문에 기력이 정정하더라도 노안은 찾아오게 마련이다.
특히 최근엔 PC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TV를 오래 시청하는 등 눈을 혹사하게 된다.
이에 따라 30대 후반에도 노안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노안,원시에게 일찍 온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 가까운 곳을 보기 힘들어지는 일종의 노화 현상이다.
수정체는 동공을 통해 들어온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초점이 맺히도록 하는 기관으로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한다.
보통 40대에 이르면 수정체의 두께 조절력이 20대의 절반 정도로 떨어져 망막에 초점이 잘 맺히지 않는다.
노안은 흔히 원시와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원시가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 구분 없이 볼록렌즈 안경이 필요한 반면 노안은 먼 거리를 안경의 도움 없이도 잘 볼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근시나 원시가 노안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지만 원시인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노안이 비교적 일찍 생기고 근시인 사람은 늦게 찾아온다.
노안이 오면 신문이나 책을 읽는 거리가 점차 멀어지게 된다.
근시인 사람은 안경을 벗고 글씨를 보는 것이 오히려 더 잘 보인다.
또 한참 책을 보다가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수정체가 초점을 바로 맞추지 못해 잠시 흐릿하게 보인다.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하면 눈에 쉽게 피로가 오고 심할 경우 머리가 아파오기도 한다.
○40대엔 1년에 한 번 안과 검사 필수
노안은 자연 현상이므로 예방법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평소 눈 건강에 신경 쓴다면 노안이 찾아오는 시기를 상당 부분 늦출 수 있다.
장기간의 PC 사용은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주요인이다.
한시간 작업한 후 최소 10분은 창 밖의 먼 곳을 쳐다보며 눈의 긴장을 풀어주도록 한다.
화면과 눈의 거리는 30cm 이상 유지한다.
조명은 4백∼7백lx(럭스) 정도의 밝기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천장에 60W 백열등과 책상에 20∼40W 스탠드 형광등을 설치한 정도의 수치다.
흔들리는 지하철이나 차 안에서의 독서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40대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는 안과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노안의 원인이 되는 노인성 백내장,노인성 황반부 변성 등의 안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도움말=정의상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김재찬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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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안 처방법 ]
노안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처방법은 돋보기 착용이다.
돋보기는 반드시 안과전문의로부터 눈의 굴절상태를 확인한 후 자신에게 맞는 렌즈를 써야 한다.
흔히 졸보기라고 불리는 연령대별로 나뉘어진 돋보기를 쓰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젊은 나이에 돋보기를 쓰는 것이 꺼려진다면 다중 초점렌즈를 착용하는 방법도 있다.
과거에는 렌즈가 두 개로 나뉘어져 위는 일반 렌즈, 아래 부위는 볼록 렌즈가 장착된 제품이 많이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1개의 렌즈로 아래 부위가 자연스럽게 돋보기 기능까지 하는 제품이 보급되고 있는 추세다.
돋보기나 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번거로울 경우 노안교정 수술을 하기도 하나 아직 보편적으로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노안교정 수설로는 한 눈은 원거리. 다른 한 쪽은 근거리가 잘 보이도록 하는 '단안시 수술법'이 주로 실시된다.
시술이 간단하고 후유증이 적으나 5년 이내에 다시 시력이 약화된다는 단점이 있다.
노안과 함께 백내장이 있을 경우에는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한다.
최근에는 주로 근시 교정에 쓰이던 라식 수술이 노안 교정을 위해 속속 개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