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선' 이후 민주당과 `중부권 신당 추진세력'의 연대 추진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대표의 `범야권보수연합론' 등 야권발(發) 정계개편론이 부상하면서 한나라당이 술렁이고 있다. 아직은 충청권을 중심으로 각종 합종연횡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수준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정계개편이 촉발되면 한나라당도 무풍지대로 남아 있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선 성향별로 이해득실을 따지며 자기 목소리를 내느라 분주하다. 사사건건 대립해온 영남출신 중진들과 개혁성향의 소장파들은 정계개편을 둘러싸고도 의견이 맞서고 있다. 때문에 당내에선 정계개편론이 제기될수록 그 자체가 당 내분을 불어올 `시한폭탄'으로 간주되는 경향도 없지 않다. 특징은 당내 영남출신 보수성향의 의원들이 정계개편에 적극적이라는 점. 영남권 중진인 이상배(李相培) 정형근(鄭亨根) 이방호(李方鎬) 의원 등은 호남을 기반으로한 민주당, 충남에 바탕을 둔 자민련과의 보수대연합을 내세우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나라당의 기득권 포기 및 당 해체까지 주장하고 있다. 2007년 대선에서의 대권탈환을 위해선 `영남당'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야 하고 이를 위해 지역간 연대를 해야 하며 결국 지역정서를 대변하는 정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 또는 `중부권 신당'이 연대할 경우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으로 태어나 지역통합, 국민통합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 수요모임'이나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소속 의원 등 수도권 출신 및 개혁성향의 소장파들은 보수대연합이라는 인위적 개편보다는 `개혁적 보수'로 당이 체질을 개선함으로써 외연을 넓혀가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은 호남, 자민련은 충남에 기반을 둔 지역정당에 불과하며 이미 국민적 심판을 받아 정치적 퇴조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이들과의 연대는 `구태세력연합'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길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도권 출신 재선 의원은 "영남 중진들이 보수대연합을 주장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임을 거듭 확인함으로써 당의 헤게모니를 잡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사태를 관망하며 긴 호흡으로 대처하겠다는 모습이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도 호남과 충청에서의 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서진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민주당, 자민련 또는 `중부권 신당'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경우 보수대연합이 몰고올 역풍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내심 부채는 청산하고 정치적 자산만 승계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눈치가 역력하다. 박 대표가 지난 3월 말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고향인 전남 신안을 방문, 두 사람을 `위대한 정치지도자'로 치켜세운 점과 지난 4.30 재.보선에서 자민련 김학원 대표가 연합공천을 비공식 제의하는 등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응답을 않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당 지도부의 이같은 태도는 무성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 폭풍을 몰고올 본격적인 정계개편은 대선에 임박해서나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박 대표의 핵심측근은 "정계개편이든 뭐든 간에 대선을 오래 남겨놓고 하면 가치가 없어지므로 대선직전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 등 정치일정을 앞두고는 정당들이 소폭의 개편을 추진하거나 각 당 자체적으로 몸집불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한나라당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따라 한나라당도 당장은 그동안 활동이 뜸했던 영입인사위원회를 본격 가동하는 등 시민단체나 뉴라이트진영, 명망있는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헤드헌팅'에 주력할 태세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