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도는 3.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2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사실상 '소프트 패치(경기 회복 중 일시적 둔화)'에 빠졌다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올 1분기 경제성장률 추정치가 3.1%(전분기 대비 연율)에 머물렀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2004년 1분기(4.5%)보다 1.4%포인트나 둔화한 것이다. 또 이 같은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연간 예상 성장률 3.6%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4.3%였다. 상무부는 무역적자 확대와 고유가가 성장률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올 2월까지 무역적자는 전년 동기보다 30%나 늘어난 1천1백95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2월 무역적자가 6백10억달러를 기록,월간 단위로는 처음으로 6백억달러를 넘었다. 일부에서는 올해 무역적자 규모가 작년보다 1천억달러 이상 늘어난 7천2백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또 올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1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준인 2.2%를 기록해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솔린 가격이 이 기간 20% 오른 영향이 컸다. 블룸버그통신은 금융회사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의 분석을 인용,"지난 1분기 내수 둔화와 수출 감소가 성장률을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이 통신은 "건설경기 활황과 기업투자 증가가 성장을 떠받치고는 있으나 경제가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확인됨에 따라 중국 등과의 국제 무역 마찰이 고조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한 압력도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도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성장 둔화에도 불구,다음달 3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당초 예상대로 연방 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전망이다. 리먼브러더스는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긴 했으나 심각한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금리 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