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동향이 심상치 않아 걱정이다. 내수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수출로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우리로서는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로 인한 타격이 심각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우선 미 상무부는 지난 1분기 성장률이 3.1%로 2년만의 최저였다고 발표했다. 최근 소비 고용 등 각종 지표들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회복중 일시적인 둔화를 뜻하는 소프트패치(soft patch)가 아니라 본격적인 둔화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게다가 우리 입장에선 미국의 성장둔화가 곧바로 중국 위안화 절상압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긴축(緊縮)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9.5% 성장한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된다면 우리의 수출여건이 더욱 나빠질 것은 뻔한 노릇이다. IMF가 올해 유럽과 일본의 성장률을 당초 예상보다 낮은 1.6%와 0.8%로 전망하는 등 이 지역의 경제도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세계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고유가와 달러약세 등 구조적 요인들이어서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IMF가 "세계시장이 '갑작스런 조정(調整)'을 맞을 수도 있다"며 세계 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것만 봐도 상황의 심각성이 어느정도인지 알수 있다. 올들어 우리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고는 있지만 대외여건이 계속 악화된다면 경기회복을 쉽게 장담하긴 어렵다. 더구나 미국이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우리보다도 금리가 높아질 수도 있어 국내에 투자됐던 자금들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정부가 고유가와 원화강세 등 대외여건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경기회복조짐을 빌미로 다소 뒷전으로 밀리는 듯한 내수 진작(振作)과 기업투자활성화 등에 대한 전략도 재점검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