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기 실적 발표가 '실망'으로 귀결되면서 시장참가자들이 뚜렷하게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고조되는 안팎의 불확실성과 현저히 약화된 수급이 겹치며 시장 주변에서는 종합주가지수 900선 하향 돌파 가능성도 서서히 거론되고 있다. ◆ 실적도 수급도 돌파구 안보인다 = 4월 들어 시장이 내내 지지부진한 양상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환율, 유가 등 시장 외부의 불안정성과 기업 실적이나 수급 등 시장 내부의 모멘텀 부재가 겹친 탓에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악화된 투자심리가 다시 수급을 제약하는 악순환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불과 1주일 전에도 시장에서는 거시지표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우세했지만 28일 소매업 지표가 9분기만에 증가하고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는 발표가 시장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한 때 924선에 걸친 120일 이동평균선밑으로 밀려났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시장의 기업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하향 일로를 걷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황영진 애널리스트는 "종목.업종별로 가집계된 예상 기업이익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한국시장의 예상 주당순익(EPS)을 산출한 결과 2005년과 2006년에 대한 5월의 예상 EPS는 4월보다 각각 6.4%, 3.2% 하향 조정됐다"며 "이는 국내 증시의 상승여력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주전 옵션 만기일을 기점으로 매수차익잔고가 큰 폭으로 줄며 수급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런 기대감도 다시 우려감으로 바뀌고 있다. 교보증권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어제 프로그램 매도가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이 상승모멘텀 확보에 실패하면 매도차익 거래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초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며 "이는 추가로 3천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더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기술적 지표들도 상황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20일 이동평균선과 60일 이동평균선이 교차하는 중기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후 지수가 다시 120일선에 근접하고 있다"며 "2000년 이후 중기 데드크로스후 120일선 붕괴는 본격 중기 하락추세의 진행을 의미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증권 지기호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에 분기 매도신호가 발생하면서 정보기술(IT)주들이 시장을 견인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하고 "5∼6월까지 957선을 고점으로, 870포인트를 하락목표치로 하는 조정이 진행될 수 있으며 5월말까지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수익률은 크지 않은 반면, 조정압력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증권사들 '안정형 포트폴리오'에 역점 = 시장이 하락세가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증권사들은 겉으로는 "2.4분기 조정장보다는 하반기를 주목하라"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2.4분기 내내 조정장이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내놓은 '5월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예상보다 강한 중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역사적인 규모로 확대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로 촉발된 중국 긴축에 대한 우려가 증시의 모멘텀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5월에도 보수적 투자전략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철강 등 소재업종과 산업재, 금융업종의 비중을 축소하고 대신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업종과 정유 등 에너지, 비경기 소비재 등의 비중을 늘리는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역시 이날 시황 전망에서 "대외적 악재로 종합주가지수 1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를 확신하기 힘들다"며 "유가. 환율 등 대외변수에 민감한 IT, 소재업종보다는 실적 호전이 가시화되는 내수업종 중심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권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