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272번의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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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난 실패자야,용기가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냐.'
스티브 챈들러의 '성공을 가로막는 13가지 거짓말'중 네 가지다.
실패로 인한 두려움에 갇혀 스스로 나이와 능력의 한계를 규정짓는 것이야말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자신을 망치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주장이다.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은 끈기라고 하거니와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같은 캄캄한 터널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자신을 갈고 닦음으로써 성공한 사례는 셀 수 없다.
다니엘 데포는 50세가 훨씬 넘어 쓴 '로빈슨 크루소'의 원고를 20군데 출판사에서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고,'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은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이혼녀로 초벌원고의 복사비가 없어 구식 타자기로 두 번 타이핑했다고 한다.
외국의 사례 뿐이랴. 엄청난 인내,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보통사람은 생각도 못할 일을 해내는 이는 우리 주위에도 수두룩하다.
시각장애인으로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에 오른 강영우 박사는 말할 것도 없고, 몸이나 정신이 불편한 자식을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워낸 어머니, 개인적인 삶을 희생한 채 연구에 몰두해 획기적인 결과를 이룩해낸 황우석 교수팀 같은 과학자들이 있다.
경북 문경의 한 할아버지가 운전면허 학과시험 도전 2백72번만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직업상 운전면허가 필요했지만 글을 읽지 못해 엄두를 못내다 구술시험이 도입된 2000년부터 끈질기게 응시, 마침내 합격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1백90여차례 응시 끝에 합격했던 또다른 할아버지는 2종 보통면허를 따고 현재 1종에 도전중이라고도 한다. 이쯤 되면 끈기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는 이렇게 말했다.
"노력하지 않으면 꿈은 꿈으로 남을 뿐이다.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전력 투구해야 한다.
실패해도 다시, 미워도 다시, 피곤해도 다시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꾸준하게 달려가는 자에겐 기적의 열매가 맺히는 법이다."
대입과 취업 실패 등 한두번의 좌절로 너무 쉽게 모든 걸 포기하는 이들에게 2백72번만의 합격은 정말이지 좋은 귀감이 될 만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