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미국발 실적쇼크'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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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어닝쇼크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세계 경제가 '소프트 패치(일시적 경기침체)'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강한 가운데 미국 간판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아시아 유럽 등 전세계 증시가 동반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주춤하던 유가도 상승반전,시장분위기를 위축시키고 있다.
◆미국기업 '어닝쇼크'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지난 3월 말로 끝난 3분기 매출이 1% 감소,9백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회사측은 손실폭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지만 당초 예상보다 손실이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장 중 1.5% 하락한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 하락폭이 4.8%로 확대됐다.
IBM은 1분기 중 순이익이 주당 85센트로 전년동기(주당 79센트)보다 늘었다고 밝혔지만 순익과 매출이 모두 전망치에 못미쳐 주가는 5%가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전일 순이익이 6배 급증했다고 밝힌 애플컴퓨터마저도 효자상품 '아이팟' 효과가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가 무려 9.2% 폭락했다.
이날 미국 시장은 실적이 악화된 기업은 물론 실적이 호전된 기업도 당초 전망치에 못미친다는 평가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이었다.
시장관계자들은 제너럴모터스(GM)가 변칙회계 의혹으로 주가가 1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 장 초반부터 시장분위기를 짓눌렀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증시 하락
미국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증시와 영국(-0.31%) 독일(-0.08%) 프랑스(-0.14%) 등 유럽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특히 이머징마켓 채권시장은 GM과 포드의 잇따른 신용등급 하락의 영향까지 겹쳐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JP모건의 이머징마켓 채권가격지수는 1.1% 떨어졌고 이머징마켓 채권의 미 국채와의 평균 수익률 격차는 3.93%포인트로 확대됐다.
GM과 포드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위험한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도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두 업체가 투자부적격으로 떨어질 경우 8백억달러에 달하는 회사채가 새로 정크본드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유가 반등과 달러 강세도 영향
유가도 주가하락에 일조했다.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유가는 14일 1.8% 급반등해 배럴당 51.13달러(WTI 기준)를 기록했다.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심리가 작용한 데다 휘발유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가 반등세를 탔다.
하락폭이 컸던 아시아 시장의 경우 달러강세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는 이날도 아시아 주요 외환시장에서 강세를 지속했다.
아시아 주식 시장에 들어온 자금들이 달러 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환율상 이점이 사라져 대거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