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는 지난 2,3월 두차례에 걸쳐 오토론(자동차할부대금)과 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5천3백5억원어치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증권이 전량 인수한 이들 ABS의 발행금리는 연 3.69∼4.50%로 비슷한 시기 발행된 이 회사 무보증사채보다 발행금리가 0.3∼1%포인트가량 낮다. ABS는 보증사채 성격이 있어 저금리 발행이 가능했던 것이다. 올 들어 ABS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ABS 시장은 지난해 LG카드 유동성 위기와 기업들의 자금수요 감소로 급격히 위축됐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ABS 시장,봄날은 왔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ABS 발행금액은 작년 동기 대비 39.6% 증가한 6조7천억원으로 ABS 전성기인 지난 2002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발행건수는 50건에 달해 지난 99년 ABS 발행이 허용된 이후 1분기 기준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물론 작년 4분기(9조7천억원,63건)에는 못미치지만 보통 하반기로 갈수록 발행규모가 늘어나는 특징을 감안할 때 올해 ABS 발행규모는 작년(27조원,1백70건) 실적을 크게 웃돌 것이 확실하다. 실제 올 1분기 ABS 발행기업은 삼성카드뿐 아니라 현대캐피탈 LG텔레콤 국민은행 동원증권 등 금융회사는 물론 제조회사도 적지 않다. 여기다 작년 6월부터 시작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이 올해도 8천억원이나 발행되며 ABS 시장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 '윈윈' 전홍렬 금감원 부원장은 이와 관련,"ABS는 기업 입장에선 신용등급이 다소 낮더라도 우량자산만 따로 떼어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일반회사채처럼 'BBB급' ABS도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달 초 동양종금증권이 판매한 부동산ABS인 '스키돔유동화1-1'(BBB-) 5백50억원어치가 발매 20초 만에 매진된 게 좋은 예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저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쏠리면서 신용등급이 좀 처지더라도 금리가 높은 ABS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에 나섰다. ABS 발행기업이 매출채권 등을 유동화할 때 해당 채권의 내용과 과거 매출채권 유동화 실적을 투자자들에게 충실히 알리도록 했다. 또 ABS 발행에 관여하는 금융회사 등이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계약서에 명시토록 했다. 주용석·이상렬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