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 신화 함께 만든다.' 제일모직(대표 제진훈)이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서포터로 변신하고 있다.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의 3개 핵심 사업부문에 소재를 공급하는 전자소재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직물·패션 기업이었던 제일모직이 연구개발(R&D) 비용의 대부분을 투자하고 있는 분야는 삼성전자 성장의 '3각 편대'로 불리는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핵심소재 분야다. 이 회사가 맨 먼저 뛰어든 전자재료 분야는 반도체.1996년 반도체칩 외장재료인 EMC(에폭시 몰딩 컴파운드)를 개발한 게 시작이었다. 지난해에는 이 제품으로만 4백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도체 웨이퍼 연마제인 CMP슬러리도 제일모직이 만드는 대표적인 반도체용 소재다. 제일모직은 휴대폰이나 노트북의 전자파를 막아주는 전자파 차폐제와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전해액을 개발,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듀폰사와 손잡고 연성 회로기판 소재인 FCCL(동박적층필름) 생산법인을 세우는 등 휴대폰에 쓰이는 핵심 소재들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하던 휴대폰 보호창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제일모직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SDI 등 그룹 내 디스플레이 생산업체들의 시장 입지가 강화되자 2003년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핵심 소재인 도광판 양산에 들어갔으며 현재 차세대 대형 TV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제일모직은 전자소재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6.5%에서 오는 2006년 말까지 1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