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민간 경제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과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외국자본 문제에 대해 서로 상반된 진단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LG측은 외국자본의 폐해가 과장됐다는 주장인 반면 삼성측은 최근 폐해가 위험 수위에 도달한 만큼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G경제연구원은 7일 발표한 '외국자본 폐해론 사실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국자본 폐해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후 작년까지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진 상위 30개사(상승기업군)와 낮아진 하위 30개사(하락기업군)를 비교한 결과,상승기업군은 자기자본이익률이 12%포인트 상승,5%포인트 상승한 하락기업군보다 높았다. 상승기업군은 주가상승률(2백41% 상승),부채비율(77%포인트 하락) 등에서도 하락기업군(43% 상승,40%포인트 하락)보다 우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투기자본의 경영 간섭이나 단기 이익 추구를 전체 외국자본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6일 '대외 자본개방의 허와 실'이란 보고서에서 "외국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금융의 공공적 역할이 훼손되고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에 몰두하느라 경영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져 국내 상장사의 10%가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며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이 상반된 시각은 최근 논란이 거센 외국자본의 역할에 대한 엇갈린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지만 모(母)그룹의 상황 차이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한 연구소 관계자는 "삼성과 비교할 때 LG는 계열사 중 외국 합작 기업이 많아 외국자본에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