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가 무서운 속도로 약진하고 있다. 자동차 판매량이 최근 3년 사이 30% 이상 늘면서 지난해 판매량,매출,순이익이 모두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룹 산하 롤스로이스,소형차 미니,오토바이를 모두 합친 지난해 판매량은 1백30만대로 숙적인 세계 최대 명차 메이커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순이익은 22억유로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BMW의 쾌속 전진을 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헬무트 판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다. 매킨지 컨설턴트에서 15년 전 BMW의 전략팀장으로 변신한 그는 이후 BMW 미국법인 사장을 거쳐 2002년 회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판케 회장은 이후 영역을 가리지 않는 신차 출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폈다. 2001년 소형차 '미니',2003년 최고급 명차 롤스로이스를 추가해 브랜드 숫자를 늘렸다. 롤스로이스는 영국의 수제(手製) 명차로 BMW가 사업권을 인수한 후로는 독일 BMW 공장에서 일부 공정을 자동화해 출하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BMW 브랜드로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브랜드를 '창조적으로 파괴'시켰다. 하반기에는 도심 젊은이들을 위한 BMW 1 시리즈와 미니의 컨버터블 버전을 선보였다. BMW는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2월 주식 발행 물량의 10%를 자사주 형태로 매입하고 배당도 늘리겠다고 발표,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도 성공했다. 최근 미국 CBS방송이 인용한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BMW의 유럽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미국 판매량은 9% 늘었다. 이에 반해 메르세데스벤츠 판매량은 양대 시장에서 16% 안팎씩 줄어,BMW가 벤츠 시장을 잠식해가는 양상을 보였다. BMW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BMW 3 시리즈가 출시된 데 이어 조만간 스포츠 세단인 BMW M5와 BMW M6가 업그레이드된 모델로 새로 나온다. 그러나 BMW는 올해의 실적은 작년만큼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측은 올해 사업 전망에서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생산비 및 재료비 증가 때문에 순이익은 지난해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