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흔교수, '얼음 속 수소저장' 원리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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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얼음 입자 내 수소저장 원리'를 규명한 것은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를 가장 저렴하고 간편하게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수소에너지 활용의 성공여부는 효과적인 저장법을 확보하는데 달렸는데,이 교수가 이를 가능케 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특히 얼음(물) 속에 수소를 저장한다는 아이디어는 지금껏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향후 수소에너지 상용화에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탄하이드레이트에서 아이디어=이 교수는 해저에서 메탄이 얼음 속에 녹아 메탄하이드레이트로 존재한다는 점에 착안,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수소도 메탄처럼 얼음 속에 저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다.
그러나 일반 얼음의 분자구조에서는 수소를 저장할 수 있을 만큼의 빈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교수는 연구 끝에 순수한 물에 미량의 유기물을 첨가한 결과 얼음 내부에 수많은 나노 크기의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화학 연구실에서 널리 쓰이는 용매인 '테트라 하이드로 퓨란'이 유기물로 활용됐다.
이렇게 만든 얼음에 수소를 주입시킨 결과 이 교수는 얼음 1백g당 4g의 수소를 저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수소를 얼음에 불어 넣어 주면 얼음 속 나노 공간의 흡입력에 끌려 자동으로 저장된다는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막대한 경제효과 기대=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섭씨 0도 부근의 온도에 수소를 저장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유기물을 첨가할 경우 3~4도의 상온에서도 얼음이 녹지 않은 채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개발된 수소 저장기술로는 압축수소,액화수소,수소저장합금,탄소나노튜브 등이 있다.
그러나 압축수소의 경우 3백50~7백 기압의 고압 상태를,액화수소의 경우 영하 2백50도 정도의 저온 상태를 유지시켜 줘야 하는 단점을 안고 있다.
고가의 저장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수소저장합금이나 탄소나노튜브도 특수 재료로서의 한계성을 갖는다는 게 약점으로 꼽혀 왔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얼음을 이용해 간편하게 수소를 저장 및 운송할 수 있게 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또한 얼음입자를 상온에서 녹이기만 하면 자연적으로 수소 방출시킬 수 있어 간편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수소저장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안정성도 대폭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용화 과제=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선 현재 4% 정도인 얼음속 수소 저장률을 6%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다양한 유기 용매를 적용,얼음 속 나노공간의 크기를 보다 확장시키는 연구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 교수는 "이미 해외 각국으로 부터 공동연구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번 연구의 원리 자체는 획기적인 것이지만 얼마나 이를 잘 활용해 상용화하는 가는 후속 연구에 달렸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기술은 앞으로 수소자동차,연료전지 등의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