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월요일 LG전자와 일본 마쓰시타와의 PDP 부문 특허 분쟁 타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사실이 향후 PDP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 두 회사 뿐만 아니라 국가를 초월한 다른 회사들의 협력 관계들도 맞물려 관심이 더욱 증폭됩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우선 LG전자와 마쓰시타 간 특허가 타결이 됐다는데, 그동안의 분쟁에서 타결까지의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이미 지난 월요일 보도가 나간 내용이지만 간단하게 다시 한 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분쟁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일본 마쓰시타가 LG전자 일본법인에 대해 수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LG전자도 이에 대해 무역위원회에 마쓰시타의 PDP TV 수입제재조치를 신청했습니다. 이후 두 회사는 특허침해 금지, 특허무효심판청구 등을 주고 받으며 분쟁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던 두 회사가 4일, 전격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힘으로써 5개월 이상 끌어오던 PDP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이로써 LG전자와 마쓰시타가 진행해 오던 소송, 신청, 청구 등의 법적 조치들은 즉각 취하 혹은 철회되며, 약 4개월여 간 중단된 수입과 판매도 즉시 재개됩니다. ((앵커)) 특히 이번 특허 분쟁 타결을 위해서 두 회사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은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말씀하신 이러한 기대감에 대해 LG전자 관계자의 인터뷰 먼저 들어보시죠. 인터뷰) 조중권 / LG전자 부장 "협력관계를 통해서 사업이 확대되고 마진을 낼 수 있다면 언제든 협력할 수 있는 것이 기업이기 때문에,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봐야겠죠." 특히 두 회사는 "사업협력위원회(Business Collaboration Committee)"를 발족하기로 합의하고 협력분야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크로스 라이센스 방식으로 PDP모듈 뿐만 아니라, PC와 DVD 등의 다른 분야에서도 특허를 상호 교환해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데 이 두 회사가 PDP 패널 생산 업체 중 2, 3위 업체로 알고 있는데, PDP업계 1위 업체인 삼성SDI가 긴장할 것도 같은데요. ((기자)) 이에 대해 삼성SDI 측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두 회사 간 패널 생산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두 회사가 협력하더라고 시장을 뒤바꿀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PDP패널 분야 3위 업체인 마쓰시타는 성장속도가 무섭게 빠른데다 PDP TV 완제품 부문에서는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부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2위인 LG전자보다는 3위 업체인 마쓰시타를 더 경계한다는 것입니다. 부가적으로 시장 현황을 소개드리면, 디스플레이 전문 조사기관인 일본 TSR이 지난달 말에 내놓은 'PDP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PDP 시장점유율에서 삼성SDI가 29.9%를 차지하며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이어서 LG전자가 25.1%로 2위, 일본의 마쓰시타는 23.3%로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를 통해서 이 상위 3개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작년 67.3%에서 올해는 78.3%로 높아지면서 시장지배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앵커)) 이런 시장상황을 고려했을 때 PDP 내부보다는 다른 디스플레이들과의 관계 부분에서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옳은 지적입니다. 말씀하신대로 PDP 분야가 다른 디스플레이 영역과 싸우고 있다는 데서 이번 분쟁 타결을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보시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대형TV 시장에서 PDP와 LCD, 프로젝션 등이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무기로 치열한 시장확장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크기 경쟁에서는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LCD가 빠르게 크기를 키워오면서 PDP에도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LCD와 경쟁하기 위해서 PDP업체들이 출혈경쟁도 불사하면서, 양적 성장에 비해 수익성은 굉장히 약화돼 왔습니다. 그러나, 올해가 이러한 시장의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밑바탕에는 이번 LG전자와 마쓰시타 간 협력 외에도 PDP 업체들 간에는 벌어지고 있는 광범위한 합종연횡이 깔려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6월 PDP 분야의 특허 분쟁을 겪었던 삼성SDI와 일본 후지쓰가 크로스 라이센스 방식으로 협력체제를 구축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달 말 아사히 신문은 일본 내 마쓰시타와 히타치, 파이오니어 등 3개 회사가 PDP 시장을 살리기 위해 공동작전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LCD TV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PDP TV에 대한 인식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습니다. 화질과 전기소모 등 PDP에 대한 소비자들의 나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 나가는 마케팅 활동을 펼치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와 같은 PDP시장 내부에서의 여러 연합 움직임이 LCD TV 등 다른 디스플레이 영역과 한바탕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 앞으로 PDP업계는 어떻게 변화되어 갈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우선 앞서 말씀드린대로 PDP업계에서는 이제 내부 싸움에서 눈을 돌려 외부와의 전쟁에 매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SDI, LG전자, 마쓰시타 등 PDP업계 상위권 업체는 물론 일본 내 다른 PDP 업체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연합전선을 구축해 LCD와의 전면전이 예상됩니다. 이들은 PDP TV에 대한 장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시장의 파이를 확장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내년에 독일 월드컵이 있지 않습니까? 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대형TV 시장에는 엄청난 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럽시장에 아직까지 PDP에 대한 보급률이 그리 높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는 PDP TV시장 확장의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완성품 업체들이 내년에 생산할 TV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패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PDP 패널 생산 업체들은 늦어도 올 하반기부터는 공세를 취할 전망입니다. 어쨌든 PDP TV 업계에도 연합전선을 구축해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PDP업체들 간 개별적 힘이 어떻게 모아질 수 있을지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