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상정책이 강경으로 치닫고 있다. 미 정부는 4일 지난해 말 섬유 쿼터제 폐지 후 급증한 중국산 섬유류 수입이 미 업계에 타격을 주고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유럽연합(EU)과 마찰을 빚어온 항공기제작 보조금 문제에 대해서도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 조정을 의뢰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카를로스 쿠티에레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중국산 섬유제품이 미국시장을 왜곡시켰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부 중국산 섬유품목에 대해 수입쿼터를 재부과하기 위한 1단계 조치로 풀이된다.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에 미국으로 수입된 중국산 면 바지와 니트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1천5백%와 1천2백50%나 급증했다. 상무부의 이번 조사는 향후 90일에서 최장 1백50일 간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미 국무부 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로버트 죌릭 전 무역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피터 만델슨 EU 무역담당 집행위원과 만난 후 기자들에게 "에어버스 보조금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EU간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오는 11일까지 타결되지 않을 경우 다국적 시스템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WTO에 분쟁조정패널 구성을 요청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EU와 미국은 지난 1월 항공기제작 보조금 문제를 WTO 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결정,오는 11일까지 최종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