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유망벤처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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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부터 산하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서울통상산업진흥원(옛 서울산업진흥재단)을 통해 신기술창업센터에 사무실을 두고 있거나 센터를 떠난 벤처·중소기업 중 주식을 무상기부한 업체들의 주식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1995년부터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신기술창업센터는 '벤처기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창업한 지 2년이 안된 기업들이 이곳에 들어온 뒤 최대 3년간 머물 수 있다.
시는 이 센터에 입주 기업으로부터 사무실을 싸게 빌려주는 대신 보증금 명목으로 1백50만∼3백만원 상당의 주식을 기부받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시가 보유 중인 물량은 1백20개 벤처·중소기업의 주식 30만주(액면가 기준 1억4천6백만원)에 이른다.
이 중에는 이네트 에코솔루션 등 코스닥에 상장된 2개 기업과 넷피아 해오름기술 다사테크 나인디지트 등 유망 벤처기업 주식도 포함돼 있다.
서울시는 이들 주식을 서울통상산업진흥원에 맡겨 관리하게 할 방침이다.
현행 지방재정법상 서울시가 주식을 처분하려면 시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서다.
세부적인 주식관리 계획은 서울통상산업진흥원 내 기금운영위원회가 자체 예산 범위 내에서 결정하게 된다.
기술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유상증자에 나선다면 증자 대금 납입을 통해 지분율을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의 경우 주가흐름을 파악,적극적인 차익 실현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상반기께 유상증자 참여 대상기업 등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을 신기술창업센터의 운영자금이나 기업 지원자금으로 재투자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쓸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수 있고 시 입장에서는 투자한 기업이 상장될 경우 수십배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시가 이처럼 벤처기업 주식 관리에 나선 이유는 신기술창업센터를 거쳐간 기업 가운데 코스닥에 상장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주식의 매도시점 결정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 시는 '대박'의 기회를 놓쳤던 '아픔'을 갖고 있다.
시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이네트로부터 6천9백주(액면가 5백원)를 기부받은 뒤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네트 주가는 2000년 6월 코스닥 등록 직후 10만1천원까지 치솟았지만 시는 팔지 않았다.
이네트 주가가 지난 1일 종가 기준으로 5백40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6억9천만원 가량을 공중에 날린 셈이다.
이와 관련,전문가들은 시의 이 같은 방침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충분한 전문인력과 노하우를 갖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상당한 전문성과 지속적인 관리시스템을 갖춰야 가능한 일"이라며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민간전문 투자회사를 활용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