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봄날,해적들의 유쾌한 이야기.'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려질 국립발레단(예술감독 박인자)의 새봄 공연 '해적'의 특징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번 공연은 영국 낭만시인 바이런의 서사시 '해적(The Pirate)'을 바탕으로 천재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경쾌한 고전발레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지중해 연안의 해안마을을 배경으로 악덕 부호에게 노예로 팔린 아리따운 그리스 소녀들을 '정의로운' 해적들이 구출해낸다는 내용이다. '해적'은 볼거리가 많은 발레작품으로 유명하다.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 지중해의 해변,시끌벅적하고 생기 넘치는 아라비아풍의 노예시장,바다가 보이는 동굴에서 해적들이 추는 장쾌한 춤 등이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이 중에서도 주인공 3명이 추는 2막의 3인무가 '해적' 중 가장 돋보이는 장면이다. 남녀 주인공인 콘라드와 메도라가 서로 사랑을 고백하고 콘라드의 충복 알리가 이들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이 춤은 주역 무용수 3인의 뛰어난 기교를 감상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주인공 콘라드와 메도라 역은 3쌍의 커플이 맡아 각각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국립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김주원은 주목받는 신예 김현웅과 호흡을 맞춘다. 김현웅은 지난해 국립발레단 입단과 동시에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등에 주역으로 출연한 기대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김지영과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드미 솔리스트 김용걸도 이번 공연을 위해 함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각각 2003년과 2004년 국내 무대에 선 적이 있지만 친정인 국립발레단 공연에 주역으로 함께 출연하는 것은 2000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5년 만이다. 재일교포 3세로 일본 K-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는 강화혜와 국립발레단 장운규 커플에게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송자 대교 회장,오세훈 변호사,윤상구 국제로터리 3650지구 총재,이종덕 성남문화재단 상임이사,심장내과 전문의 이종구 박사,이진배 문화시민중앙회 사무총장,조남호 서초구청장,조영달 서울대 교수,명지유통 허참 회장 등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이들이 맡을 배역은 터키 상인으로 1막 중 노예들을 파는 광장 장면에서 20분간 나온다. (02)587-6181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