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실적이 1분기 중 바닥을 탈출한 뒤 2분기부터 본격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우증권은 29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2백개 기업들의 올해 실적을 추정,1분기 영업이익이 총 10조5천32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8조1천3백8억원)보다 29.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와 3분기에도 영업이익 규모가 각각 10조9천4백39억원,12조5천7백54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바닥 시점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인 분기별 영업이익증가율(전년동기대비)의 경우도 지난해 4분기 -17.3%로 급락한데 이어 올해 1분기 -18.5%로 최저치를 찍은 뒤 2분기에는 -10.5%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3분기와 4분기에는 영업이익증가율이 각각 6.9%,49.4%로 뚜렷한 상승세가 예상된다. 상장사 기업실적이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중 바닥을 다진 후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게 대우증권의 진단이다. 이같은 실적개선 기대감은 상장사들이 자체전망한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올해 실적전망치를 선물증권거래소에 공시한 상장기업 70개사 중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 곳은 62개사로 91.4%에 달했다. 이중 22개사는 올해 영업이익증가율을 전년대비 50% 이상으로 전망했고,20∼50%를 예상한 곳도 13개사로 집계됐다.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35개사가 올해 영업이익증가율을 20% 이상으로 잡고 있는 셈이다. 반면 영업이익 감소를 예상한 기업은 6개사(8.6%)에 그쳤다. 대우증권 이원선 연구위원은 "지난 연말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상여금을 지급해 4분기 이익규모가 감소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0% 가량 급증하는 것은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는 "2분기에는 기업실적에 영향력이 큰 IT업종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실적개선 징후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내수회복이 부진한 점이 경기회복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지만,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기업들의 실적이 대만 등 경쟁국보다 양호하기 때문에 최근 증시조정의 빌미가 되고 있는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은 과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동부증권 김성노 팀장은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늘고 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기 때문에 하반기에 가서야 본격적인 회복을 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김성택·백광엽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