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핵심기술로 손꼽히는 나노기술 개발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는 나노분석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고정밀 물질 분석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등 첨단 신소재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포항공대 화학과 이문호 교수는 포항방사광가속기에서 만들어진 강력한 X선을 소재 표면에 쬐어 0.1∼1천nm 크기의 물질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나노분석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잡지인 '매크로 몰리큘러스' 인터넷판 15일자에 실린데 이어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22일자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스침각 산란법'은 X선을 0.2도 정도의 아주 작은 각도로 소재 표면에 거의 평행하게 입사시킨 후 투과되거나 산란돼 나오는 파장을 분석하는 이론이다. 기존에는 주로 X선을 90도 각도로 소재에 입사시켜 물질 구조를 분석해왔다. 이번 기술을 이용한 결과 기존 방법으로는 거의 불가능했던 나노 영역까지 분석해낼 수 있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또한 전자현미경이나 원자현미경을 이용한 분석기술로는 소재의 부분적인 정보밖에 분석할 수 없지만 이 기술을 적용하면 구조 전반을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50nm급 차세대 반도체용 초저유전재료와 나노패턴용 신소재를 개발했으며 앞으로 국내·외 연구소와 학교 등에 관련 기술을 제공,신소재 개발에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나노기술은 나노 수준의 구조와 특성을 활용하는 신기술이기 때문에 얼마나 고정밀도로 이를 분석하느냐에 따라 기술 개발의 성패가 좌우된다"며 "이번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나노바이오칩,유비쿼터스 시스템 등의 제품 개발에 적용 가능한 원천기술"이라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