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참여정부 3년차를 이끌어갈 경제부총리에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이 임명됐습니다. 한덕수 부총리의 경제운용 방향과 경제계 반응을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성경 기자 나와있습니다. 먼저 한덕수 신임 부총리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행시 8회로 옛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지난 1982년 이후 상공부로 자리를 옮긴후 통상분야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정통 경제관료입니다. 통상산업부 차관을 거쳐 국민의 정부에서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거친후 청와대 정책기획, 경제수석을 지냈지만 지난 2002년7월 한.중 마늘협상으로 공직생활을 접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참여정부 2대 국무조정실장으로 컴백한후 고건 전총리와 이해찬 총리를 잇따라 보좌하면서 정부정책을 원만히 조정, 통합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으며 실제로 이번 인선 과정에서도 이해찬 총리가 적극 추천했습니다. 일부에서는 금융부문에서 실무경험이 없고 비 재경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재경부 장악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 부총리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1년만에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는 등 경제분야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여서 기우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한부총리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고 슬하에 자녀는 없습니다. [앵커2] 한부총리의 경제운용 방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경제전문가들과 시장관계자들은 신임 부총리가 국무조정실장을 1년넘게 맡으며 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도하고 있습니다. 즉 경제정책의 연속성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에따라 종합투자계획과 재정조기집행이나 중소.벤처기업 육성 등 경기회복을 위한 성장정책들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일자리 창출이나 신용불량자 문제해결, 부동산투기억제 등 민간소비 회복을 위한 대책들도 예정대로 집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정책일관성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재경부 뿐아니라 재계와 민간연구소도 한시름 놓은 것이 사실입니다. 한 부총리 자신도 임명 직후 "현행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철저히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한부총리는 통상과 산업쪽에서 주로 일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개방정책과 실용주의 정책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한부총리는 그동안 한.칠레FTA와 한.미 투자협정 실무협의를 주도했고 친미적이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며 스크린쿼터제 폐지를 주장하는 개방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따라 관련단체 등의 반발이 거센 교육.의료.법률 등 서비스시장의 대외개방 정책이 이전보다 능동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3] 한부총리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기자] 한부총리의 약점은 바로 이헌재 전 부총리가 가지고 있는 최대 강점이었던 거시경제와 금융부분입니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금융황제로 불릴만큼 금융부문의 달인이었고 소위 이헌재 사단을 이끌만큼 재경부과 금융계를 장악했다면 한 신임부총리는 금융과 거시경제에 상대적으로 약하고 비 모피아 출신으로 재경부 장악력이 떨어져 리더십과 추진력에서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4] 여야와 재경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열린우리당은 한덕수 실장이 국제적 마인드와 정책조정 능력을 갖춘 인물로 경제부총리로서 손색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나라당도 인물 자체는 무난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부총리 인선과정에서 드러난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가장 관건은 재경부인데 재경부쪽도 "한 부총리가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데다 통상분야를 다뤄봤기 때문에 거시쪽에도 밝을 것"이고 "금융도 경제수석과 국무조정실장을 거치면서 주요 현안들을 살펴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특히 현재 시점이 새로운 정책과제를 발굴하기 보다는 이미 짜여져 있는 정책과제를 실천하는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한부총리와 같은 관리형, 참모형 부총리가 적임자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한 총리과 여당이 신임 부총리에게 각별히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점도 정책혼선이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입니다. [앵커5] 재계와 시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재계 또한 한 부총리를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환영하면서 친시장주의 정책에 대한 기대와 주문을 쏟아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공식논평을 통해 "신임 부총리에 대해 시장과 기업에 대한 이해도 깊은 인물이라며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재계는 한부총리가 통상전문가이자 개방론자로서 국내 농민이나 이해집단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과 서비스개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 경제주체들이 무엇보다 안심하는 것은 경제수장의 부재상황이 종결된 점입니다. 최근 경제수장이 없는 상태에서 환율, 유가, 수출 등 각종 경제변수들이 심상찮게 진행되면서 기업의 불안이 가중됐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앵커6] 이번 한덕수 부총리의 인선과정은 그야말로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이번 인선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짚어주십시오. [기자] 지난 7일 월요일 이헌재 전 부총리의 전격사임이후 오늘까지 일주일간의 과정에서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우선 청와대는 부총리 후보를 언론에 비공식적으로 흘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처음에는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과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압축됐다가 각각 아들의 병역문제와 환란원죄론이 일자 신명호 전 ADB 부총재를 띄웠고 이또한 여론의 반응이 신통찮자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한덕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이 전 부총리가 능력과는 무관한 도덕성 문제로 낙마한 만큼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여론을 통해 검증작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과정에서 후보로 오른 인물은 일부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만신창이가 되다시피 했고 언론의 보도 또한 유력, 압축 등의 단어가 난무하는 이른바 경마식 보도로 치달았습니다. 물론 국민들이 요구수준이 높아지면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지만 개인의 도덕성 문제까지 여론에 노출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실제로 한덕수 부총리가 낙점된 이유로 "약점이 적은게 최대 강점이다"라는 다소 냉소적인 평가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한부총리는 말많고 탈많은 자녀가 일단 없는데다 경제수석과 국무조정실장에 선임되면서 이미 검증을 받은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인선과정이 "능력찾기"가 아닌 "흠집찾기"로 전락한 코미디였다는 비판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앵커7] 신임 부총리의 경제운용방향과 외부 반응, 그리고 이번 인선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까지 짚어봤습니다. 이성경 기자였습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