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실시된 금호아시아나그룹 대졸 공채 면접시험을 앞두고 계열사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장과 부사장이 직접 면접을 하라"는 박삼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외부 전문가를 초빙,특별 교육을 받기 위해서였다. 계열사 사장들은 수험생들의 언변이나 외무보다는 내면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면접 기법을 익혔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사장단이 애정을 갖고 직접 수험생을 맞이해 제대로 된 인재를 뽑아달라는 회장의 특별 주문사항이었다"면서 "앞으로 사장들의 인성평가 점수가 채용 여부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공격적인 경영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는 인재 확보가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최우선 과제라고 보고 고급 인재 유치와 육성에 총력을 쏟고 있다. 신입사원 선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임원들도 주요 대학에 공동으로 개설된 MBA 과정을 거쳐야만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1990년부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에 관리자급 직원과 임원들을 보내 실력을 쌓도록 했으며 지금은 연세대와 서강대에 MBA 과정을 위탁 개설해 두고 있다. 그동안 대학에 개설된 '금호아시아나 MBA' 과정을 이수한 인원은 1천9백여명에 이를 정도다. MBA과정 이외에 임직원들은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직급별로 매년 2∼3주씩 집중 합숙교육을 받아야 한다. 최근엔 "재무에 밝아야 한다"는 박 회장의 지시에 따라 기존 임원들을 대상으로 3박4일간 집중적인 재무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부터 도입된 신인사 제도에선 제대로 된 인재를 선발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역량과 성과에 따른 보상을 체계화해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신인사 제도의 핵심 내용은 기존 연공서열을 없애고 개인과 조직의 성과에 따라 기본 연봉 인상률을 차등화하는 것은 물론 계열사별 인센티브도 차별화하는 것. 회사 관계자는 "새 인사제도가 실시되면 호칭은 직급 승격 없이도 호칭 상승 연한에 따라 부여받지만 승격은 직급별로 정해진 기간 내에 해당 포인트를 획득해야 자격이 주어지게 되는 만큼 일과 성과에 대한 직원들의 몰입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신인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2003년부터 글로벌 인사컨설팅 업체인 타워스페린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았으며 지난 1월 중순 박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진들이 참가한 가운데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 임직원들은 매월 첫째주와 셋째주 금요일 아침 본사 금호아트홀에서 특강도 듣는다. '끊임없이 배워야 생존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된 이 특강엔 각계 저명 인사들이 초청돼 임원과 팀장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의 강의가 진행된다. 업무에 필요한 경제 경영 관련 내용은 물론 사회적인 이슈가 포함되기도 한다. 금호아시아나의 금요특강에 다녀간 강사는 5백명에 육박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본부는 "임직원들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고 강사들에게도 그룹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어 갈수록 호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