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세운 이라크 방송사인 알-이라키야TV가테러리스트들을 등장시킨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의에 붙잡힌 테러리즘'이라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와 실제 인터뷰를 혼합한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경찰에 체포된 테러 용의자들은 카메라 앞에서 경찰관들에게 총을 쏘거나 민간인들에게 폭탄 공격을 가했던 경위를 생생히 묘사한다. 카메라는 그 뒤 희생자의 유족들을 비추고 가해자와 희생자를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다른 국가의 시청자라면 섬뜩한 내용에 TV를 꺼버릴지 모르나 하루에 최소 한번꼴로 폭탄이 터지는 곳인 바그다드에서 이 내용으로 충격을 받을 만한 사람은 없으나 프로그램에는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라크 최대 수니파 정당인 이슬람당은 최근 프로그램 제작자가 일부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슬람당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테러 용의자가 자신을 이 당의 당원이라고 주장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이 남성이 자신이 기도를 하지 않고 술을 먹지도 않으며테러 행위에 가담해 왔다고 주장한 것. 이슬람당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 당은 이 남성을 모른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전직 관리인 아부 모하메드 알-차티브(46)라는 남성은 자신의 이웃에서일어난 실제 사건이 방송됐다며 방송을 두둔했다. 그는 "이 프로는 테러범들을 막는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성이 아들의 살해 용의자에게 "당신은 내 심장을 태웠다"고 절규하는 모습도 방영됐다. 그 다음날에는 남자 어린이 한 명이 출연, 자신의 아버지에게 총격을 가한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는 장면이 방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테러범들이 자발적으로 카메라 앞에 선 것인지 외부의 압력에 의해 억지로 출연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카림 하마디는 "이들이 고문을 당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보통 경찰 고위 간부가 우리 기자 중 한 명에게 연락해서 수사 중에 촬영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이라크인들에게 테러범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무사할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이라크 보안군에 대한 신뢰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대부분 용의자들은 카메라 앞에서 비슷한 답변을 되풀이한다. 돈 때문이라거나 `이슬람의 적들'에 대항하는 성전에 참여하도록 설득당했다는 답변이다. 매우 어려보이는 니야스 사바흐 모하메드라는 한 용의자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그들이 내게 성전과 천국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을 죽이고 싶어 무장단체 안사르 알-순나에 들어갔다면서 미국인은 단한 명도 보지 못한 대신 이라크 경찰관들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고 말했다. 알-차티브는 이 프로그램은 인질을 참수하는 섬뜩한 영상을 인터넷이나 방송에공개하는 무장세력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장세력이 희생자 10명을 참수한 뒤 살해범들을 `수장'의 반열에 올리는 과정을 모술 무장단체 `사자경찰여단'의 수장이 거리낌 없이 설명하기도 한다. 알-이라키아는 미 국무부가 이라크 전쟁을 준비하면서 설립한 매체로 2003년 5월부터 방송에 들어가 TV 및 라디오 방송국 2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합군 사령부및 미 군정 고위 관계자의 인터뷰를 독점적으로 방영해왔다. (바그다드 dpa=연합뉴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