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방송사 출신이자 강력한 콘텐츠 사업 지지자인 하워드 스트링거(63)를 차기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함에 따라 향후 소니의 전략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AP통신은 콘텐츠분야에서만 30년 이상 몸담았던 스트링거 회장의 경력으로 볼 때 콘텐츠 비즈니스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콘텐츠와 전자 사업부간 구조적 이해충돌이 있기 때문에 하나를 버려야 할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사업 강화하나=AP통신은 스트링거 회장이 소니의 '콘텐츠 라이브러리' 확립을 요구해왔던 점에 비춰볼 때 이 분야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스트링거는 휴대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등의 제품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도록 영화 배급사 MGM을 인수했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새로운 세상이 구시대의 태양을 감싸고 도는 것처럼 브로드밴드 엔터테인먼트도 콘텐츠를 중심으로 돌게 될 것"이라며 "이는 소니의 전략 중심에 왜 콘텐츠가 들어가 있는지를 설명해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콘텐츠에 역량을 쏟아부었다가 매출의 62%를 차지하는 전자 사업부가 경쟁력을 잃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아 이 전략이 실행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미래도 밝은 것만은 아니다. 현재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가 맹추격하고 있으며 전통 음악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영화는 원래 위험이 큰 비즈니스다. ◆엔터테인먼트 분사설도 제기=이코노미스트는 콘텐츠와 전자 사업부간 이해관계를 얼마나 잘 조정하느냐가 소니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콘텐츠 사업부는 저작권을 잘 보호해야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인터넷으로 쉽게 음악이나 영화가 유통되는 것은 그들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하지만 전자 사업부의 이해는 이와 정반대다. 새로운 기기로 손쉽게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줘야 성공할 수 있다. 애플이 '아이포드'로 세계시장을 장악했던 것도 인터넷에서 편하게 음악을 내려받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소니와 달리 애플은 음반회사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내의 이해충돌이 없었고 이런 대범한 모델을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이 잡지는 소니가 궁극적으로 미디어 기업으로 갈지,전자업체로 갈 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 잡지는 스트링거가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의 분사를 추진한다는 루머가 있으며 이런 계획이 추진된다면 소니에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