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전망 '극과 극'.."2년내 80달러 간다" "연말 35달러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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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일 급등행진을 지속하며 사상최고치(WTI 기준)에 바짝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유가움직임에 대한 전망이 극도로 엇갈리고 있다.
고유가의 경제파장에 대한 진단도 소비.생산국에 따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를 좌지우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간에도 유가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엇갈리는 유가전망=극단적인 고유가 전망은 OPEC에서 나왔다.
지난 3일 아드난 시합 엘딘 OPEC 사무총장은 "심각한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향후 2년 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소시에떼제네랄의 이코노미스트 데보라 와이트도 이 같은 전망에 박자를 맞췄다.
그는 "3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르면 OPEC회담(오는 16일)이 열리기 전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술 더 떠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유가가 배럴당 75∼8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엘딘 사무총장의 주장에 적극 동조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위스는 최근 "연말 국제유가는 배럴당 35달러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석유회사들이 개발 가능한 새로운 유정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OPEC이 회원국의 증산을 통제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고유가 지속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7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등도 지난 연말 올 평균 유가를 35달러 정도로 잡은 후 상향된 수정치를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OPEC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국제유가에 막강 파워를 자랑하는 OPEC 내에서도 유가전망·수급상황 등에 대해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OPEC의 맏형 격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이 최근 이례적으로 "올 평균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하고,엘딘 사무총장이 '향후 2년 내 80달러'라는 수치를 내놓으면서 국제유가를 급등시켰다.
이란의 호세인 카젬푸르 OPEC 대표는 "회원국들이 현재의 유가 수준에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다음주 회담에서 산유량에 대한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OPEC이 유가를 배럴당 40∼50달러 수준에서 고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셰이크 아흐마드 파드 알 사바 OPEC 의장은 최근의 유가 급등에 우려를 나타내고 "석유 수요가 완전히 충족되고 있다"며 "재고도 지속적으로 쌓여 5년간 평균치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압둘라 사우디 왕세자의 외교정책 보좌관 아델 알 주베이르도 7일 "현재의 유가가 비현실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고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에 대해서도 견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현재의 고유가가 미국 경제에 역풍을 야기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감을 나타냈지만 베네수엘라 등 대다수 산유국은 현재의 유가 수준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고유가 행진이 지속되면서 이란에서 열리는 다음주 OPEC회담에서 감산보다는 증산 여부가 논의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