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여성경제인모임인 한국여성경제인협회(회장 정명금·이하 여경협)가 여성기업 지원사업 '혁신'에 나섰다. 여성에 대해 '무차별적인' 지원을 하기보다 성장가능성이 있는 여성기업을 선별,'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이미 창업한 기업에 대해선 자금과 경영,마케팅,해외시장 개척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정명금 여경협 회장은 "여성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대폭 뜯어고쳤다"며 "실효성 있는 여성기업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여성창업자들의 창업성공률 높인다=그동안 여경협이 운영해 온 전국 14곳의 여성창업보육센터에서는 입주업체들의 생존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입주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근과 채찍' 전략을 도입키로 했다. 우선 입주자격을 창업 6개월 이내의 업체 및 예비창업자에서 창업한 지 2년 이내로 확대했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전문보육 태스크포스팀을 발족시키기로 했다. 14개 보육센터의 입주업체들간 워크숍을 개최,마케팅 방안이나 정부정책을 설명하는 자리도 만든다. 보육기업인을 같은 지역 내 동종 업종의 여성기업인과 1대1로 연결시켜 주는 멘토링(후견인)제도도 신설키로 했다. 반면 '채찍'도 거세졌다. 입주업종은 지역특화산업이나 디자인,IT 등 신사업 업종으로 제한하고 2년 단위의 입주계약은 1년마다 갱신(최대 3회 연장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가능성 없는 기업들은 조기에 도태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여성창업 강좌도 확 바꾸기로 했다. 강좌를 수강한 여성들이 창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업 및 대학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강좌의 전문성을 높인다. 또 21세기 유망직종인 외환딜러 파티플래너 감정평가사 등을 양성하는 '전문가양성' 과정과 모바일콘텐츠개발 웹프로그래밍 등을 교육하는 '디지털전문교육',애니메이션 음악 등 문화콘텐츠를 활용하는 '문화산업창업교육' 등을 3∼4개월간 집중 코스로 마련키로 했다. ◆국내외 판로개척 전폭 지원=여경협은 여성기업의 최대 애로가 판로 문제라고 파악,해외 시장정보 수집과 마케팅 능력이 취약한 여성기업들을 위해 시장개척단 및 연수단 파견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특히 여성이 강점을 갖는 가정용품,패션 및 귀금속 관련 전시회와 최근 진출이 활발한 건축자재전시회 등에 개척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박람회 참가시에는 부스설치비를 보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KOTRA와 협력,미리 섭외한 바이어들과 연결해 주기로 했다. 수출거래가 성사되면 현지에서 지사의 역할까지 해주도록 할 예정이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하기 위한 여성기업우수상품 박람회도 오는 5월 개최한다. 가구·침구 가정생활용품 선물용품 육아용품 등 우수한 여성기업 약 1백20개를 선정,참여시키고 국내외 바이어들도 초청키로 했다. 여경협의 정태성 사업팀장은 "여성용품은 누구보다 여성기업인들이 잘 만들 수 있다"며 "이들의 상품을 홍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도록 적극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