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갑부들을 상대로 투자를 유치한 헤지펀드가 2억달러(약 2천억원)의 투자금을 탕진하고 폐쇄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및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문제의 펀드를 운용한 사람은 한국인으로 알려져 손실 규모와 자금 유용 여부 등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인 트레이더 존 김이 지난 90년대 중반 캘리포니아주에서 설립한 'KL 파이낸스 그룹'은 2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막대한 거래 손실로 펀드 기금이 고갈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금융 감독기관과 수사기관이 조사에 착수했으며,SEC는 펀드에 남아 있는 자산을 동결하기 위해 이번주 '주문 제한 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 SEC 관계자가 전했다. 연방수사국(FBI)도 부적절한 자금 유용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이번주 웨스트 팜비치에 있는 KL 파이낸스 본사 수색에 들어갔다. 팜비치는 미국 갑부들이 주로 살고 있고,이들이 헤지펀드의 주요 투자자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의 소송 대리인 개리 클라인 변호사는 "팜비치의 많은 부자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클라인 변호사는 이 펀드에 1천5백만∼2천만달러를 쏟아부은 투자자 20명을 대변하고 있다. 이 사건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이 펀드 투자자들이 최소 1인당 1천2백만달러에서 최대 2천5백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 또 이 펀드에는 적어도 세 명의 프로골퍼가 투자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