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이 내는 각종 축원기도금의 15%를 사회복지기금으로 내놓겠습니다. 기도금이 들어오는 즉시 15%는 별도의 계좌에 적립되도록 할 겁니다."


'한국불교의 1번지'로 손꼽히는 서울 견지동 조계사가 '나눔의 15%운동'을 선언했다.


그동안에도 기도금과 불전 수입 등 전체 수입의 일정 부분을 사회를 위해 써왔지만 앞으로는 회계를 이원화해 사회복지기금 적립을 제도화하겠다는 것.조계사 주지 원담(圓潭) 스님은 이는 종교단체의 사회 참여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초하루 기도에 동참하는 신도가 2만원을 기도금으로 내면 그 중 3천원은 별도로 모았다가 통일·사회복지·빈민구제·장학사업 등에 쓰게 됩니다. 기도비 외에 개인적으로 사회기금을 낼 수도 있어요."


49재를 지내는 가족들이 고인의 이름으로 장학기금을 적립하는 것도 나눔의 한 방법이다.


원담 스님은 초하루·보름·지장재일·관음재일 등 30건이 넘는 각종 축원기도금의 15%를 모을 경우 연간 3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조계사는 이미 올해 들어 남아시아 쓰나미 피해 구호기금으로 1억원을 내놓았으며 서울노인복지센터 낙산어린이집 등 다른 복지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15% 나눔운동은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제도화하고 확대하는 일입니다. 산중 사찰이라면 수행에 치중해야 하겠지만 서울 중심가의 도심 사찰로서는 이런 모습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편 조계사는 오는 13일부터 5월1일까지 매주 일요일 여덟차례에 걸쳐 '한국불교,미래를 듣는다'라는 연속 법회를 마련,사회 속에서의 불교의 역할을 조명하고 지향점을 모색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