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입학ㆍ졸업식장 신풍속도] 취업못한 졸업생 불참 많아 '썰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학 입학식과 졸업식 풍경이 변하고 있다.
입학식의 경우 기성 세대들이 기억하는 엄숙한 예식이 아니라 흥미를 끌 수 있는 이벤트성 행사로 변했다.
이에 반해 졸업식은 극심한 청년실업문제가 수년째 대학가를 강타,졸업생 참석률이 매년 줄어들면서 요식행사로 전락해가고 있다.
상당수 대학에서 입학.졸업식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는 점도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튀는 입학식 풍경=덕성여대는 다음달 2일 열리는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이 4년 후 졸업 때의 소망을 직접 적어 타임캡슐에 담아 보관하는 '네 꿈을 펼쳐봐!' 행사를 마련한다. 신입생들이 꿈을 갖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톨릭대는 다음달 2일 오전 10시 명동성당에서 입학식을 가진 뒤 신입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각막기증 서약을 받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 행사에서는 시각장애인 '핸드벨' 공연팀의 축하 공연을 비롯해 각막기증 정보를 알려주는 '사랑의 OX퀴즈대회',시각장애인의 고충을 몸소 체험하는 이벤트 등이 펼쳐진다. 가톨릭대 관계자는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들이 사회와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건강한 지성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입학식 때 이색 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영산대는 2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북 경주에서 신입생 입학식,오리엔테이션,예비대학을 하나로 묶어 '영산 이니시에이션(Initiation)'이라는 제목의 입학축제를 개최한다.
◆썰렁한 졸업식 모습=밝은 느낌의 빨간색 학위복과 볼륨감이 돋보인 학사모. 지난 25일 열린 서울 안암동 고려대 졸업식 광경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이다. 최초로 모든 장면이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점도 이색적이었다.
'실업자' 졸업생들의 불참으로 졸업식이 썰렁한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같은 날 열린 전남대와 조선대 졸업식장. 오전 10시30분부터 졸업식이 시작될 예정이었던 조선대에서는 식장인 체육관에 일부 석·박사 학위자를 제외하곤 졸업생이 거의 없자 참여를 독려하는 안내방송이 계속됐다. 조선대 관계자는 "인터넷 홈페이지나 대학신문 등을 통해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졸업식 참석을 독려해봤으나 백약이 무효였다"며 "대다수 학생들이 대학문을 나서는 순간 실업자가 되니 졸업식이 우울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산 부경대 졸업생 참여율도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올해 61명이 졸업한 건설공학과의 경우 지난해 취업률이 90% 이상을 기록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졸업식에 참여했으나 올해는 30% 정도가 졸업행사에 불참했다.
광주=최성국·부산=김태현·정인설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