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으로 부동산시장의 심리는 더욱 위축되는 대신 집값은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또 건설업계 및 부동산중개업소는 '자포자기의 심정'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개발이익환수제,주택실거래가 신고제 등 부동산 관련 규제법안이 속속 국회를 통과한 뒤라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어 장기간 거래 및 신규 분양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SK건설 장태일 상무는 "투기를 잡으려면 수요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킬수 있는 거시적인 밑그림을 제시하는게 급선무"라며 "일부 투기를 잡기 위해 대통령이 너무 자주 직접 나서다보면 자칫 내수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건설경기 자체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은 "반짝 상승세를 탔던 집값이 적어도 노무현 정부하에서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미 부동산 관련 세금이 강화돼 더 이상 아파트 투자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이 이번 발표로 더욱 굳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규제일변도의 정책으로 인해 언젠가는 정부가 우려했던 일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정책발표에 이어 대통령의 발언으로 신규 분양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착공기준으로 올해 아파트공급물량이 급격히 줄어들 경우 2006년에 다시 한번 광풍이 불면 그때는 어떤 대책을 내놓을수 있을 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부동산시장 자체를 너무 투기적으로만 보는 시각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한라건설 배영한 상무는 "투기와 투자를 너무 인위적으로 판단해 전체 건설시장을 얼어붙게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일선 부동산중개업소는 이번 발표가 집값 안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간 거래부진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했다. 강동구 고덕동 아침공인 서문경이 사장은 "2·17조치 이후 단 한건의 거래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으로 매수세가 완전히 실종될 상황"이라며 "중개업소들은 또 다시 생존을 걱정해야할 처지"라고 말했다. 분당·용인 일대도 거래가 주춤해질 전망이다. 분당 야탑동 R공인 관계자는 "사려는 사람들은 투기와 전쟁을 해서라도 집값을 잡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으로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게 될 것"이라며 "판교 분양이 시작되기 전까지 거래위축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권 중개업소에서는 연초의 가격상승세를 두고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잠실동 Y공인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강남권 가격이 갑작스레 뛴데는 정부 정책영향이 크다"면서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개발이익환수를 위해 가격상승을 유도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김형호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