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의 흐름을 쫓아라" 재테크의 기본 수칙이다.


똑똑한 돈은 수익을 쫓아 이동하게 마련이어서 자금흐름의 대세를 따라가야한다는 지적이다.


그래야 재테크에서도 남들보다 뒤쳐지지 않는다.


올들어 시중자금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새해들어 금융시장이 사뭇 다른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금리가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부진했던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점도 새로운 변화로 꼽힌다.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금리와 주가의 동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금융시장 여건 변화로 시중자금의 흐름도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그동안 은행예금 등에 단기부동화돼 있던 돈이 주식등 투자상품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건홍 한미은행 압구정로얄지점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푼의 이자라도 더 받을 수 있은 상품을 찾았던 고객들이 최근에는 주식형펀드와 같은 투자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고객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거액 자산가나 일반 고객이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그는 "금융시장의 새 흐름에 맞춰 여유자금의 포트폴리오도 다시 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중은행들도 금융시장 변화에 발맞춰 투자상품을 쏟아내는 등 고객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금의 흐름을 쫓아라


은행예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지난 1월중 은행의 총 예금은(저축성예금+요구불예금)은 6조6천억원 줄었다.


이달에도 예금이탈은 계속돼 지난 14일까지 요구불예금에서 2조3천억원이 은행을 빠져나갔다.


은행에서 이탈한 돈은 상당 부분은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올들어 지난 18일까지 2조6천억원 증가했다.


주식형펀드 혼합형펀드등 주식관련 간접투자상품의 잔액도 1조5백억원 늘어났다.


이처럼 시중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어서다.


종합주가지수는 작년말 886포인트에서 지난 18일 984를 기록,불과 한달 보름여만에 11% 상승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조만간 지수 1,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작년말 372에서 510으로 무려 37% 폭등했다.


주식투자 수익률이 이처럼 고공비행을 하자 기껏해야 연4%의 금리를 받는 은행 예금의 매력은 뚝 떨어질 수 밖에 벗다.


김성엽 하나은행 분당백궁역지점장은 "지금과 같은 증시활황세가 어어질 경우 은행 예금의 매력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지금은 은행예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초기 국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또 다시 부동산투기 억제책을 내놓아 부동산경기가 다시 진정될 것이란 점도 시중자금의 증시이동을 부추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라


그동안 특판예금을 통해 자금유치에 안간힘을 써오던 은행들도 펀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적립식펀드를 작년보다 1백70% 늘어난 3조원어치를 판매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6조5천억원의 펀드를 판매키로 목표를 정했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올들어서만 7개의 펀드 신상품을 내놓았다.


국민 우리 신한은행등 8개 시중은행의 펀드판매 잔액은 작년 6월말 29조1천억원에서 지난달말 40조3천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내 펀드 상품뿐만 아니라 해외펀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민은행 지난 21일 미국 얼라이언스캐피탈사가 운용하는 해외 뮤추얼펀드 4종을 출시했다.


국민은행은 올들어 이달중순까지 1천2백억원어치의 해외펀드를 팔았다.


지난해 전체 판매금액(3천5백억원)의 3분의 1을 한달반동안 판 셈이다.


신한은행도 최근 해외펀드 판매종류를 종전 6개에서 21개로 확대했다.


펀드 뿐만 아니라 원금은 보장하면서 주가변동에 따라 정기예금 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지수연동예금(ELD)에도 자금이 많이 몰리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경기회복과 수급여건등을 고려하면 주가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예금은 줄이고 투자상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보유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을 권하고 있다.


예컨대 확정금리 상품과 투자상품에 각각 8대 2의 비율을 유지해온 사람들은 그 비율을 7대 3이나,6대 4의 비율로 변경하라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주가급락에 따른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당기간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올랐지만 연기금이나 적립식펀드 등 주식 대기 매수세를 감안하면 과거처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불안한 장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금은 천천히,대출은 빨리


시중은행들은 최근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여수신 금리를 동시에 인상하고 있다.


작년말에 비해 평균 0.2~0.3%포인트 상승했다.


금리상승기에는 예금및 대출 전략도 수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예금은 은행의 금리인상 추이를 봐가며 천천히 들고 대출은 가급적 서두르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여수신 금리는 시장금리에 비해 다소 후행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왕 대출 계획이 있는 고객들은 시기를 조금 앞당기면 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금리가 장기간에 걸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대출 당시 확정되는 고정금리 대출상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예금의 경우 최근 일부 은행이 다시 연4%이상의 특판상품을 내놓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씨티은행이 연4.0%의 특판예금을 판매중이며 기업은행도 최고 연4.2%의 금리를 주는 특판예금상품인 "골든키 정기예금"을 오는 28일까지 한시 판매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