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이슈] “SK의 추억” 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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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소버린의 LG 주식 매입을 놓고 주식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SK 지분 매입의 경우처럼 한 차례 주가가 재평가되는 계기를 맞지 않을까 기대도 늘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와 자세한 내용을 살펴봅니다.
박 재성 기자…
(앵커)
이미 SK에서 사례에서 충분히 경험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이번 LG 주식 매입에 대해서도 당연히 주의 깊게 살펴 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시장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지난 주말 금요일 야간전자거래시장에서 LG와 LG전자가 모두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습니다.
이 두 종목이 거의 거래의 절반을 차지했고요.
그만큼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도 개장 전 LG에 대해 26만 주 정도 매수 주문이 몰렸고요.
LG전자도 2만주 정도 주문이 나왔습니다.
시초가는 LG와 LG전자가 각각 13%와 5% 급등해 2만8천원대 7만9천원대로 시작했는데요.
이후 계속 오르기 시작해 LG는 상한가 그리고 LG전자는 8만원 선에 이르고 있습니다.
주말을 넘기면서 증권사 분석도 하나 둘씩 제시되고 있는데요.
삼성증권은 소버린의 지분 취득이 LG에 대해 적용돼 오던 할인율을 감소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할인율이라는 것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주는 것 아닙니까?
할인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주주가 기대할 수 있는 미래가치가 늘어난다는 뜻인데요.
이 부분과 관련해 삼성증권이 “브랜드 로열티”를 강조한 점을 주목해 볼 수 있습니다.
소버린의 구도를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LG증권은 소버린의 5% 주식 취득만으로는 경영권을 흔들기가 어렵다… 따라서 경영상의 변화는 예상하기 어렵고 M&A 테마 등으로 수급은 호전될 것이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앵커)
방금 “브랜드 로열티”라는 것을 말씀하셨는데요. 이 부분이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기자)
SK에 대해서도 소버린이 재미를 본 것이 SK의 지주회사적인 성격 아닙니까?
SK가 SK텔레콤을 비롯해 SK 주요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모회사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요.
여기에 최태원 회장의 지분이 취약하다는 것이 M&A 이슈를 불렀는데…
LG의 경우 지분율이 51%에 이르니까 이 부분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래도 남는 것이 LG가 갖고 있는 지주회사 성격입니다.
지금 LG그룹 구도를 보면 ㈜LG가 LG전자와 LG화학을 지배하고 있고 다시 LG전자와 LG화학이 관련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 아닙니까?
한마디로 LG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고요.
지분 정리 과정을 통해서 대주주는 LG만 지배하고 있을 뿐, 다른 계열사 지분은 거의 없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결국 대주주 입장에서는 LG그룹의 사업 모델이란, 열심히 자회사가 돈을 벌어서 그 과실을 지주회사 LG에게 넘기는 형태가 된다는 것인데요.
이것이 바로 “브랜드 로열티”입니다.
소버린이 바로 이 점을 파고 들었고… 이 점에서 대주주와 소버린은 어쩌면 적대적이라기보다는 이해 관계가 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소버린으로서는 최대한 LG를 통해 LG그룹의 과실을 확보하는 쪽으로 주가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LG전자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LG전자는 최근에 주가가 많이 올라서요.
순자산 대비 주가가 거의 3배에 이르니까요. 자산 가치 측면에서도 그렇게 싸다고 보기 어렵고… LG와는 성격이 다른 듯합니다.
다만, LG전자가 LG필립스LCD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LCD 업황 회복 등을 염두에 둔 투자라고 볼 수도 있고요.
또 LG전자 자체가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전기초자라든가 LG마이크론 등 우량 기업의 지주회사 노릇을 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이용해 LG전자의 투자 가치를 증대 시킬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LG에 비해서는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미 소버린이 LG와 LG전자 투자를 통해 상당한 차익을 거두지 않았습니까?
이것만 놓고 보면 언제든 소버린이 지분을 털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지적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소버린 투자 금액이 1조원에 이르는데요.
지금 평가차익이 8백억원을 넘고 있습니다.
LG 주식 매입가격이 주당 2만원선 그리고 LG 전자가 주당 7만 천원선입니다.
시쳇말로 이 정도로 배가 부르다고 볼 수는 없겠지요.
주목할 만한 것은 소버린이 시장 충격 없이 LG와 LG전자의 지분을 어떻게 취득했을까라는 부분입니다.
사실 지분 획득 사실도 지난 주말 신고 깜짝 공시를 통해 알려졌을 뿐 전혀 시장에서 감을 잡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참고가 될 만한 것이 지난 달 비슷한 시기에 걸쳐 3차례나 LG주식의 자전거래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외국인이 받아 간 것인데요.
이것을 보면 소버린 매입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은 기존의 LG나 LG전자에 투자하고 있던 외국인 지분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추산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버린이 지분을 넘겨 받았을 경우에는 LG에 대해 앞으로 어떤 식의 변화를 가져가겠다는 구도를 제시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즉, 소버린이 단순히 일개 투자 펀드가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가 갖고 있는 어떤 시각을 대변했다고도 가정해 볼 수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기업을 변화시켜서 최대한 가치를 끌어낸다는 것이죠.
(앵커)
LG의 경우는 어떤 부분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까?
(기자)
일단 지분 구조가 안정적인 만큼 이미 말씀 드린 대로 경영권 변화 등의 가능성은 예상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소버린 측에서도 경영권을 흔들거나 경영진을 교체할 의사는 없다고 밝히고 있고요.
하지만 소버린이 지속적으로 LG에 대해 지겨운 감시자 노릇을 할 것은 분명합니다.
LG그룹의 특성이 덩치는 크지만 이렇다 할 캐쉬카우가 없이 그만그만한 계열사로 이뤄져 있다는 것 아닙니까?
이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통신산업의 구조조정이라든가 LG카드와 같은 과거 부실에 대한 지원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큽니다.
잠시 후 10시부터 소버린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는데요.
LG에 대해 어떤 구도로 접근할 지 궁금한 부분입니다.
투자자로서는 소버린이 감시자 역할을 하고 나선 것이 주가 측면에서 본다면 크게 나쁠 것은 없을 듯합니다.
물론 소버린도 어느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목표한 적정 주가가 되면 보유 지분을 처분하고 떠날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동안 SK의 경우처럼 LG도 한 단계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