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16일 검찰조서증거능력의 절대성을 부정하는 대법원 판례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특정 사건에 한해 조서 등 사건 수사기록을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검찰 전체의 방침은 아니지만 최근 법원의 공판중심주의 기조에 따라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이 사실상 부정된 상황에서 검찰의 핵심 수사부서가 종전 관행을 깨는 파격적 공판전략을 마련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남기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은 최근 기소한 서울 강동시영아파트 재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 "법정에서 부인하기만 하면 조서의 증거능력이 상실되는 만큼 법원의 공판중심주의 방침을 따른다는 차원에서 일단 이 사건에 한해 재판부에 조서 등사건기록을 제출하지 않고 증인신문을 통해 혐의를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부장은 "판사와 변호인이 사전에 수사기록을 볼 수 없어 재판이 길어지겠지만 피고인측이 재판부에 제출된 조서를 열람한 뒤 참고인에게 위증을 교사하는 기회는 봉쇄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남 부장은 "일단 이번 사건에 한해서만 내린 결정이며, 추후 필요에 따라 기록을 제출할 수도 있다"며 "검찰 상부와의 협의 없이 우리 부서의 공판전략 차원에서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검찰의 사건 수사기록은 기소후 첫 공판기일에 맞춰 재판부에 제출되는 것이 관행이었으며 재판부는 제출받은 기록을 검토함으로써 사건의 구체적인 실체를파악하고, 변호인은 제출된 기록을 등사.열람함으로써 변론을 준비해왔다. 검찰은 작년 12월 `검사가 작성한 조서라도 법정에서 당사자가 부인하면 증거능력을 상실케 된다'는 취지로 대법원이 판례 변경을 하면서 조서의 증거능력이 뿌리째 흔들리게 되자 피고인의 방어권행사만 도와줄 조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호인의 정당한 변론준비마저 어렵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의 최완주 부장판사는 "처음있는 일이다"라면서 "그간 관행은 첫 공판 전 수사기록을 제출하고 그 중에서 증거채택을 하는 식이었는데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하면 검찰의 증인신문 위주로 재판이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이광철 기자 jhcho@yna.co.kr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