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랠리에서 '왕따'를 당해온 휴대폰 부품 업체들이 관심주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집 사례가 늘어나고 장기 소외에 따른 저평가 매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7일 시작되는 공동 해외 IR(기업설명회)는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등 휴대폰 단말기 업체들의 단가 인하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휴대폰 부품주 주가가 침체국면을 이어왔다"며 "최근 겹호재가 부각되고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수급여건 개선됐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부품주들은 국내 기관과 외국인들의 '사자'에 힘입어 수급여건이 크게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들은 이달 들어 서울반도체 인탑스 엠텍비젼 코아로직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위주로 꾸준히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매집도 두드러진다. 최근 한 외국계 펀드는 인탑스 지분 11.62%를 사들였다. 유일전자 아모텍 등도 외국계 펀드가 보유 지분을 늘렸다.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삼성증권은 "최근 아시아 지역 투자자들과 상담해본 결과 유일전자 아모텍 인터플렉스 코아로직 엠텍비젼 서울반도체 등 대장주격 업체들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휴대폰 부품주들은 그동안 뜸했던 해외 IR도 재개할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유일전자 코아로직 엠텍비젼 아모텍 세코닉스 등은 도이치증권을 주간사로 17일부터 싱가포르 홍콩 런던을 도는 공동 IR를 가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이번 IR에서 휴대폰 부품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인다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과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단말기 업체들이 부품단가를 낮추고 환율하락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부품공급선을 대만 등의 업체로 다변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휴대폰 부품주들은 시장에서 소외당했었다. ◆저평가 매력도 높다 휴대폰 부품주의 매력 중 하나는 주가가 싸보인다는 점이다. 코스닥 지수가 올 들어 38.6% 올랐음에도 유일전자는 7.3% 상승에 그쳤다. 엠텍비젼 코아로직 등도 상승률이 20%대에 그치고 있다. 특히 2월 들어서는 대부분 종목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상승탄력이 강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주가를 옥죄어온 악재성 변수들이 여전히 잠복하고 있는 만큼 투자대상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은 납품단가 인하 압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업체들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진입장벽이 높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엠텍비젼 코아로직 등이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현대증권 김희연 연구원은 "제품 다각화를 통해 단가 인하 압력을 극복했거나 단가가 떨어지더라도 출하량이 계속 늘어나는 업체들을 주목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이영용 연구원은 "올해는 단말기 업체들이 부품 업체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란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는 만큼 유일전자 인탑스 처럼 부문별 시장지배력 1위 업체들이 시장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