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실물경제보다 금융산업에 더 나은 기회가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14일 도이치뱅크 료지 무사 연구원은 일본 경제 디플레 종식 기대감이 다소 성급한 것으로 드러나고 내수가 해외경제보다 먼저 쇠퇴하면서 앞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재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이 투자 확대와 고용창출 그리고 배당 증가 등을 통한 경기 선순환 사이클 창출에 실패하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지출보다 저축에 주력하는 기존 패턴이 빠른 시일내 바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금융산업의 경우 과거 미국 경제 부흥의 토대를 마련했던 1980년 후반과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비교하고 실물경제보다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1980년대 저주가-저금리-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금융 구조조정에 성공하면서 90년대 생산성 회복의 기적을 일궈낸 것. 무사 연구원은 “현재 일본 은행들이 제로수준의 차입금리(고객 예금이자)와 4~5%의 투하자본수익율간 우호적 스프레드를 갖추고 있다”며“이 때를 활용해 금융 구조조정과 함께 현금이 풍부한 기업들이 활발한 M&A를 통한 경제시스템내 자본 최적 할당을 이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는 4월 예금보험공사(DIC)의 상한선 설정 등으로 금융당국의 초점이 그동안 부실자산 해소에서 금융기관 자본확충과 수익 보강으로 이전하는 상황도 1980년대 후반 미국 금융시장과 비슷한 모습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사 연구원은 “미국 금융산업의 GDP대비 이익비중이 50%에 달한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은 미국의 1950년대 수준인 10%에 그치고 있으나 저금리-강한 통화-막대한 외화자산등 최강의 금융여건을 갖춘 일본이 고금리-약통화-최대 해외부채라는 허약한 미국 금융산업에 뒤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박병우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