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이름을 가진 코스닥 업체들이 비슷한 주가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업종이 다른 것은 물론 출자 관계도 없는 데도 주가 동조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실적 등 펀더멘털보다는 테마주나 개별재료주들이 급등하는 '묻지마 장세'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했다. 사명이 비슷한 두 종목 가운데 하나가 오르면 다른 종목에도 매수세가 흘러들어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명·주가흐름 유사 1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까지 박스권 주가를 유지하던 샤인과 샤인시스템은 지난달 12일부터 동반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후 한동안 보합세를 보였으나 이달 초 다시 사이좋게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샤인은 스테인리스 강선을,샤인시스템은 PVC창호를 각각 만들고 있어 사업 연관성이 없다. 지분 출자 관계도 전혀 없고 최근 주가 급등락에 영향을 끼칠 만한 재료도 없다고 두 회사는 설명했다.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샤인은 93.33%,샤인시스템은 79.31% 각각 뛰었다. DVR(디지털 영상감시 장치) 업체인 우주통신과 셋톱박스 업체인 AP우주통신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해 말 2백원대에 머물던 이들의 주가는 올 들어 강세로 돌아섰다. 우주통신이 이유 없는 상한가 행진을 지속하자 AP우주통신도 동반 상승했다. 이들은 그러나 지난달 25일 각각 고점을 찍은 뒤 동반 하락세다. 영상전화기 전문업체인 씨앤에스와 이동통신용 중계기 업체인 C&S마이크로웨이브도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테마에 힘입어 올해 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25일과 26일 각각 약세로 반전했다. 이 밖에 한국정보통신한국정보공학,퓨쳐시스템퓨쳐인포넷 등도 비슷한 시기에 급등했다가 약세로 돌아섰다. 퓨쳐시스템과 퓨쳐인포넷은 조정을 받다가 지난달 28일과 31일 이틀 연속 동반 상한가를 나타냈다. ◆테마 장세로 덩달아 강세 사명이 비슷한 업체들이 유사한 주가흐름을 보이는 것은 코스닥시장에서 테마 및 개별종목 장세가 두드러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시황 분석가들은 "사명이 비슷한 종목 가운데 테마나 개별재료를 가진 한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 다른 종목도 상승 행렬에 바로 끼어든다"며 "DMB 무선인터넷 등 해당 테마가 들썩이면 이들의 거래량도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이름만 유사할 뿐 연관성이 없고,펀더멘털도 주가 강세를 어렵다는 지적이다. 씨앤에스는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AP우주통신은 지난해 순손실 규모가 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마 장세가 유사 업종은 물론 유사 명칭 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주가가 덩달아 오른다고 해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