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하게 준비해도 결국엔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장밋빛 환상에 사로잡힌 초보자는 준비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좋은 쪽으로 볼려는 경향이 있어 더욱 낭패를 당하게 됩니다." 김종찬씨는 창업에서 '충분한 준비'란 있을 수 없다며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첫번째 유색칼국수집은 상권내 유동인구 특성을 감안해 '24시간 운영' 방침을 내세운게 탈이었다. 야간·주간인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노하우가 없었던 탓에 종업원수는 8명(아르바이트 2명포함)에 달했지만 가게는 계속 삐걱댔다. 직원 인건비가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솥뚜껑삼겹살'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개업전 흔쾌히 양해를 했던 같은 건물내 고깃집 주인이 '업종전환'을 요구한 것이다. 건물내 20개 점포주들이 압력을 가해 오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고 김씨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폐점할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엔 '불운'이 따라 다닌다고 신세 한탄을 했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준비부족과 안일한 생각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김씨는 고깃집 주인이 자신의 삼겹살가게 계획에 대해 양해를 해주었을 때 좀 더 신중하게 대처했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F&C 창업코리아 강병오 대표의 분석=김씨와 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창업현장에서 말썽이 생기면 법보다는 장사를 하는 '관행'에 의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씨의 경우 법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문제가 안된다. 먼저 고깃집을 시작했다고 장사를 방해하거나 업종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렇지만 장사의 세계에서는 상거래를 질서를 위해 암묵적으로 '선도사업자'에 대한 예우를 인정하고 있다. 같은 상권애 동일 업종을 서로 피해가는 것은 일종의 예의다. 김씨는 양해를 구했다고 하지만 사후조치가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분쟁당사자인 고깃집 사장이 처음에 문제를 삼지 않은 것은 앞으로 발생할 피해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 가게때문에 손님이 줄고 매상이 떨어지면 상황은 바뀔 수 밖에 없다. 김씨는 삽겹살집을 차리기에 앞서 가능하면 각서등 문서를 받아놨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