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일자) 전자어음 활용도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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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용되어온 종이어음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자어음이 첫선을 보인데 이어 오는 5월부터 실제 상거래에 본격 도입된다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 전자문서로 된 어음을 발행·유통·지급함으로써 어음거래의 안전성과 금융시장의 효율성·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자어음 활성화에 대한 기대는 자못 크다.
어음은 기업간 자금융통을 손쉽게 하고 거래를 촉진하는 동시에,특히 담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는 유효한 단기자금조달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지만 여러 문제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음발행 및 유통·관리비용만 연간 수천억원이 들 뿐 아니라,부도에 따른 중소기업의 연쇄도산,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위·변조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과 기업의 피해도 무시하기 어렵다.
지난해 금융결제원이 적발한 위조어음만 4천여장으로 피해규모가 액면가 기준으로 수천억원대에 이른 것만 보아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반면 전자어음은 이런 문제들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그 의미가 크다.
어음이 온라인상으로 발행되고 유통됨으로써 어음교환에 들어가는 인력·시간 등 부대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금융결제원의 공증아래 유통되기 때문에 위·변조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으며 어음부도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모든 거래가 실명으로 이뤄져 조세탈루를 막고 회계의 투명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전자어음이 활성화되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어음발행 과정에서 매출 정보와 세원이 노출되기 때문에 실제 도입을 꺼릴 수 있고,대면거래를 선호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이 제도를 활용할지도 의문이다.
기존 어음거래관행의 획기적인 변화인만큼 거래 당사자들이 안전하고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다 완벽한 시스템으로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특히 이 제도는 시중은행의 어음발행 및 유통과정의 효율성 제고에 주안점을 두고 시스템도 그에 맞춰 개발됨으로써 제2금융권에서 어음을 할인해 자금을 구해 쓰는 영세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루빨리 온라인으로 어음을 할인할 수 있는 중개할인시장을 구축해 이를 활성화시킴으로써 단기자금이 급한 중소기업들이 보다 쉽게 돈을 융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