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마련한 설 선물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갈비 정육 등 축산물 세트 매출이 무려 5백% 늘었다. 송정호 식품매입팀장은 "2003년 말 광우병 파동이 일어나면서 설이 낀 2004년 1월 말까지 축산물 세트매장이 썰렁했다"면서 "올해 높은 매출신장률이 나타나는 것은 이런 특수한 사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작년에 판매호조를 보였던 3만원 안팎의 실속형 생필품 선물세트도 88.4%의 신장률을 기록,설 대목경기를 낙관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고가와 중저가 선물세트가 골고루 잘 나가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백화점도 24∼27일 축산물 선물세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6%,곶감세트는 70%의 신장률을 보였다. 특상품으로 구성한 '5스타 선물세트' 중 신고배 세트(9개 9만원)는 준비물량 3백개 중 1백40개가 이미 팔려나갔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특판 매출도 출발이 좋다. 롯데백화점의 상품권 특판 매출은 20∼27일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1% 늘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21∼28일 특판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갤러리아백화점 가재학 차장은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이 일어났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선물을 주고 받아 경제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면서 설 대목 초반 매출이 뜨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19일부터 27일까지 8.8%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마트 남창희 마케팅실장은 "최근 언론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심리가 다소 풀리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지난해에는 광우병 파동으로 설선물 매출이 크게 저조했다면서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비가 본격적으로 회복될지는 아직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