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가 전 세계에서 범람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세관에서 적발된 위조 상품이 전년 대비 46%나 늘었고,중국에서는 가짜 미쓰비시 엘리베이터까지 발견됐다. 위조 상품 제조업자들은 이제 루이비통 핸드백과 캘러웨이 골프채뿐 아니라 BP휘발유,인텔 칩까지 똑같이 베껴낸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월7일자)는 "위조 상품이 최근 5년 사이 급증해 통제권을 벗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조품 얼마나 되나=세계관세기구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거래된 상품의 5∼7%가 위조 상품이었다. 한햇동안 최대 5천1백20억달러(약 5백26조원)에 달하는 가짜 상품이 사고 팔렸다는 뜻이다. 지난해 미국 세관에서 적발된 모조품은 1억4천만달러어치.미국에 유입되는 가짜 상품 중 5%만이 세관에서 걸러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한나라에만 28억달러어치 가짜 상품이 들어왔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에서 팔리는 약품 중 10%가 가짜일 것으로 추산하고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중국 대만 한국에서 유통되는 다임러 차 부품의 30%가 중국산 모조품인 것으로 보고 있다. ◆누가 만드나=3분의 2는 중국이 만든다. 중국의 기술력과 상품화 능력은 신형 골프채를 출시 1주일 만에 베껴낼 정도고,비용과 경쟁력은 혼다 오토바이를 일본 생산 원가의 절반도 안 되는 3백달러에 내다 팔 수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사람이 만드는 물건은 다 베낄 수 있다(컨설팅회사 힐&어소시에이츠 데이비드 퍼니휴)"고 말한다. 북한과 필리핀도 가짜 제조국으로서 악명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괌에서는 북한제 모조품 전문 취급 업체가 적발돼 약품,담배,위폐 1천억달러를 압수당했다. 한 담배회사 관리는 북한이 가짜 상품 제조로 매년 1억달러에 달하는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왜 늘어나나=세계화로 전 세계 교역량이 늘고 있는 데다 중국의 제조 능력이 발달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중국은 복제품 단속을 강화하라는 국제 외압이 증가하자 저작권보호기구를 설립하고,이 기구가 외국 회사들을 위해 저작권 침해 소송도 대리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복제꾼들의 기술이 워낙 정교하고 조직도 전 세계에 그물처럼 얽혀 있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