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신화' 왓슨의 도전정신 .. '내 인생에 타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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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중의 하나인 IBM을 탄생시킨 토머스 J. 왓슨의 일대기 '내 인생에 타협은 없다'(케빈 매이니 지음,김기역 옮김,21세기북스)가 번역돼 나왔다.
왓슨이 한국에 많이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그가 세계 역사에 남긴 족적을 생각할 때,그리고 지금도 자유경제체제를 대표하는 성공담의 주인공으로 회자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라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90년대 몰락의 길을 걷던 IBM을 부활시켜 주목을 받았던 루 거스너도 창립자인 왓슨이 일구어 놓은 강력한 기업정신과 독특한 문화가 바탕이 됐다고 밝혔던 만큼 그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흔히 인물의 사후에 그의 삶을 다룬 전기들은 지나치게 과대포장되거나 반대로 폄하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IBM이 최초로 공개한 자료들을 근거로 1백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왓슨이 주재하는 회의탁자의 한 편을 차지하고 앉아 관찰하는가 하면 멀리 떨어져서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왓슨이 미국의 대공황 사태와 제2차 세계대전 등의 위기를 극복하고 컴퓨터 산업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50여컷의 희귀사진도 눈길을 끈다.
때론 왓슨의 독불장군 같은 면모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어 '누가 이런 사람하고 일하고 싶을까?'하는 속내를 감추기 어렵지만 IBM의 성공 신화 이면엔 왓슨의 성공,명예를 향한 뜨거운 열정과 과감한 도전 정신,황소고집 같은 추진력이 있었기에 그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데 동감하게 만든다.
기업을 대표하는 경영자의 자리는 늘 외롭고 고독하다.
결정적 순간에 경영자는 결국 홀로일 수밖에 없고 자신의 선택이 회사의 사활을 좌우할지 모른다는 중압감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중압감 속에서 혹시 경영자 스스로가 외로운 길을 자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볼 만한 대목이 있다.
"우리는 모두 직원일 뿐입니다. 함께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직원일 뿐이고 하나의 공동 목표를 위해 일하고 있는 평등한 직원일 뿐입니다."
왓슨이 42년간 IBM을 이끌며 강조했던 협동정신과 팀워크야말로 회사와 직원이 하나 되는 해법은 아닐까.
6백16쪽,2만2천원.
< 최영상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