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씨 이렇게 살리자] (4) 부동산 거래세 1%P 더 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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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들은 내수 경기 침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아파트 거래 두절을 꼽고 있다.
정부는 집값 폭등을 잡는다는 명분 아래 거래세를 대폭 인상해 정상적인 아파트 거래마저 실종시켰다.
다행히 아파트값 폭등세는 잡혔지만 부작용도 컸다.
부동산 거래가 끊기면서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위축됐다.
부동산 거래가 원활해야 내수 경기의 숨통도 트인다는 사실은 시장의 경험칙이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기존에 살던 아파트를 팔고 새 집으로 이사할 수 있어야 한다.
소득수준이 증가하면 수도권에서 서울로,강북에서 강남으로 자연스럽게 이주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늘어난 취득·등록세와 양도세 부담 때문에 이같은 원활한 이동이 불가능해졌다.
특히 취득·등록세 인상은 실수요자들의 구매 욕구를 크게 떨어뜨렸다.
큰 폭으로 늘어난 양도세 부담으로 인해 집주인은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한다.
실제로 주택거래신고지역인 서울 강남구 아파트 소유자들은 양도소득세가 수억원씩 나오는 상황이어서 집을 정리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부동산 연관 산업의 침체는 심각한 수준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중개업소다.
중개업소 중에서 최근 몇개월 동안 계약서 한번 써보지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중개업소도 부지기수다.
전화비를 내지 못해 전화가 끊긴 곳이 있을 정도다.
덩달아 중개업소 권리금마저 폭락했다.
1억원대를 호가하던 강남권 중개업소 프리미엄(웃돈)은 2천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부동산뿐 아니다.
이삿짐센터 인테리어업체 등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도 고사 직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심지어 이사할 때 애용하는 중국집까지도 불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한공인 장찬수 사장은 "외환위기 때도 적자를 보지 않았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적자를 봤다"며 "제발 거래를 터 줘서 먹고살 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래 두절은 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몰고 왔다.
일부지역에서는 거꾸로 가격 상승의 빌미가 되고 있다.
올 들어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거래가 거의 없이 호가만 껑충 뛰었다.
원인은 바로 세금 부담 때문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현도컨설팅의 임달호 대표는 "올 들어 가락시영아파트 17평형은 두세 건의 거래만으로도 가격이 5천만원 폭등했다"며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미미한 매수세로도 가격이 급등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따라서 등록세를 추가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택투기지역 해제 등을 통한 양도세 낮추기는 아파트값 폭등을 재연시킬 수 있는 만큼 집값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등록세율을 낮추는 것이란 생각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