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지난 80년대 후반 미국 부동산을 거침 없이 샀다가 쫄딱 망한 지 15년 정도가 흐른 요즘 다시 미국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자본이 다시 미국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과거의 실패를 거울 삼아 간접투자 수단인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 펀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최대 부동산 회사인 미쓰이 부동산은 값 비싸기로 소문난 뉴욕 중부 맨해튼이나 워싱턴DC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부동산을 찾고 있다. 외국부동산투자자 협회의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페트가터는 "최근 6개월간 일본 회사들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지난 6년치를 합한 것보다 높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6개월 전부터 규모 있는 일본 부동산 회사들이 1억달러 정도의 부동산를 찾고 있다며 대형 거래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많은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의 록펠러 센터(사진)와 캘리포니아의 페블비치 골프장을 샀다가 망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개별 부동산을 직접 사기보다는 주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글로벌 부동산펀드를 선호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글로벌 리츠에 대한 투자를 2003년 10월 허용한 이후 펀드에 투자된 금액은 작년 말 현재 46억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리츠에 대한 전체 투자 금액 3천억달러에 비하면 무시해도 될 정도로 적은 규모지만 부동산투자신탁협회의 마이클 그루페 부사장은 "고무적인 숫자인데다 꾸준히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리츠가 일본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의 평균 수익률 3.5∼4%보다 높은 6%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어 일본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일본 부동산 시장이 지난 10년간 혹독한 시련을 겪은 터라 일본 내 투자에 대한 투자가들의 기대도 그리 높지 않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