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가파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축 결정 가능성과 이라크 정세 불안,나이지리아 석유노조의 파업 위협 등 원유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국제유가가 또다시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5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 대비 배럴당 83센트 오른 49.64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11월29일(49.76달러) 이후 두달여 만에 최고치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전날보다 배럴당 95센트 상승한 46.96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올들어서만 7달러 이상 올랐다. ◆OPEC 감산 가능성 우려=OPEC은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감산 결정 후 유가가 20%나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OPEC 회의에서는 추가 감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하루 50만∼1백만배럴의 추가 감산을 통해 유가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OPEC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는 유가 급락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산유량을 하루 1백만배럴 줄이기로 결정했으며 올해 초 또다시 추가 감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하루 2천7백만배럴의 생산량이 세계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는다는 주장이 OPEC 회원국들 사이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국제 석유시장에서는 감산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라크의 정정불안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이라크에서는 30일로 예정된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유혈사태가 잇따르고 있으며,총선 후에도 치안 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대미 5대 석유 수출국인 나이지리아 석유시설 노동자의 파업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2백40만배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온 점도 유가 상승세를 부추겼다. ◆유가 41달러 밑으로는 안 떨어질 것=국제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수급 불안 요인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선물 회사인 USA피맛의 얀 스튜어트 부사장은 "에너지 시장의 수요·공급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유가는 배럴당 41∼42달러 선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USA피맛은 올해 하루 원유 수요를 전년 대비 2.5% 증가한 8천4백30만배럴로 예상했다. 반면 공급은 이보다 30만배럴 적은 8천4백만배럴로 전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