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30만명 vs 8백10만명.' '52억달러 vs 86억1천만달러.'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집계한 관광산업의 현주소다. 이 기간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 5백30만명이 국내에서 쓴 돈은 52억달러. 반면 외국으로 나간 내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골프를 포함,쓴 돈은 86억1천만달러다. 34억1천만달러(4조1천억원)의 적자다. 골프 때문에 해외로 유출된 돈은 최소한 8억달러(1조원)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골프수지 적자'는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 골프장업계 및 여행업계의 지적이다. 국내에서 4일간 골프를 치는 데 들어가는 돈은 대략 1백만원. 18홀 기준으로 입장료 15만원에 각종 세금,캐디피,카트 비용,간단한 식사와 음료 등을 합칠 경우 하루 평균 25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행사들이 모집하는 3박4일간의 중국 또는 동남아 골프여행은 비행기값,호텔 숙박료,골프 이용료 등을 모두 합쳐 49만9천∼79만9천원 수준. 1백만원을 내면 4박5일에 관광이나 온천 등 휴양까지 가능하다. 국내 골프장의 가격 경쟁력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좁은 땅과 급속히 늘어난 골프 인구 등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일본보다도 50% 이상 비싸다. 정부가 "설 연휴를 국내에서 즐기자"고 호소해도 일본과 중국, 동남아행 골프 패키지 상품이 동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