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전 메디슨 회장은 "정부의 벤처 패자부활전을 통해 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최근 벤처기업협회 임원진이 차기 회장을 결정하고 축하하기 위해 가진 서울 역삼동 음식점 모임에 참석,이같이 밝혔다. 이 전 회장은 벤처기업협회 초대 및 2대 회장(1995∼2000년)을 역임했다. 그는 "패자부활전을 통해 회생의 길을 밟기 위해서는 신용불량자 자신이 직접 회생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하지만 제 자신이 회생신청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패자부활전 도입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진 이 전 회장은 "정책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이 이를 통해 혜택을 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다른 많은 기업인이 이를 통해 재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02년 1월 메디슨 부도 이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생활해오면서도 벤처기업협회에 갖가지 정책아이디어를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휴대폰으로 혈당을 체크하는 헬스피아의 경영고문을 맡고 있다. 헬스피아는 혈당을 측정하고 당뇨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휴대폰 특수칩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박사 출신인 이 전 회장은 지난 85년 초음파진단기기업체인 메디슨을 창업,국내 간판 벤처기업으로 키웠다. 메디슨은 매년 고성장하며 한때 연간 매출액이 2천억원에 달했으나 50여개 벤처기업에 8백억여원을 투자하면서 자금난을 겪다 2002년 1월 부도를 냈다. 메디슨은 그해 12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영업강화와 자구노력 등을 통해 재기에 나서고 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